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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의 둘레/ 이송희 시인 2022.12.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번진 표정은 도무지 알 수 없어 맨 먼저 닿은 단어를 빵 속에 섞는다 거울엔 조각난 내가 맞춰지는 중이야 중심이 된다는 건 외로운 일이지 왜 나는 흩어지면서 내면을 겉도는 걸까 모르는 울음의 거처를 내게 다시 묻는다 -《광주전남시조문학》 2022, 2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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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雨水/ 박현덕 시인 2022.12.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고개 연신 돌리자 잃어버린 한 왕조의 밀려온 노을자락 아직은 까실한 고분, 혀로 핥고 지나간다 끼니 굶은 것처럼 막 퍼붓던 저녁비가 투명한 술잔 가득 울음 섞인 말을 채워 떠다닌 헛꿈을 부르다 나도 그만 비 맞는다 -《광주전남시조문학》 2022, 2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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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의 달/ 조팝꽃/ 김강호 시인 2022.12.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창밖 보름달 풀어 뜨개질하는 당신 얼마 후 하늘은 흑암 내 목엔 하얀 목도리 조팝꽃 지난 겨울 눈보다 하얀 내 마음 고백했는데 한마디 빠뜨리지 않고 활짝 피워 놓았네 -《광주전남시조문학》 2022, 2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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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박정호 시인 2022.12.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너는 내게 한 가닥 끈이었다 당기면 스르르 풀리고 마는 끈 느슨한 혹은 팽팽한, 가끔씩은 풀리지 않는 산으로 바다로 끈 떨어진 신세였다가 저물녘 처마에 걸린 불빛 같은 눈빛이다가 다시금 잇대어보는 물러선 거리만큼 -《광주전남시조문학》 2022, 2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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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과 나/ 김화정 시인 2022.12.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누군들 숨겨놓은 그리움이 없을까 꽃마리 지고나면 산자고 피어나는 더 많이 보고 싶었어 흔들리는 너보다 -《광주전남시조문학》 2022, 2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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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부부 2022.12.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부부 강경화 딱 맞던 그의 바지가 조금씩 길어진다 언제부턴가 바닥을 쓸고 있는 바짓단 고단한 하루를 걷자 내 슬픔이 따라 말린다 ㅡ『광주 전남 시조문학』( (2022, 2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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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꽃/ 곽호연 시인 2022.12.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사부작 사붓사붓 씨방까지 흔들리네 짙게 바른 입술은 바람마다 핥고 갔네 창백한 이별을 보는 늦가을 오후 3시 -《광주전남시조문학》 2022, 2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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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시원 / 박현던 2022.12.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한파가 올라 온다 얇은 이불 덮고 누운 한 평 정도 방인데 틈새를 휴지로 막아도 칼바람에 씁쓸하다 밤이 와 불을 끄면 종이의 집 흔들려 도시의 뒷면이라 잘 보이지 않는다 오늘 또 누군가 울다 술에 취해 잠이 들고 - 《광주전남시조문학》 2022. 제2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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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선 시인<중섭의 흰 소가 길을 묻네> 2022.11.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얼굴 눈부처로 새겨 놓고 발목만 담근 바다 휘젓는 영각 소리 눈물로 켜둔 그리움 밤마다 숨이 차고 흡뜬 눈에 남은 잔상 끝내 못 본 처자식 무릎뼈가 아프도록 뜸베질을 해봤지만 데식은 무채색 약속 등에 지고 길을 묻네 《광주 전남 시조문학》 2022, 2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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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시대 / 유헌 2022.12.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원룸시대 유헌 온기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도시의 방 불 꺼진 창가에는 등댓불 같은 조각달 등 기댄 작은 섬들이 외로이 떠있다 - 《광주전남시조문학》 2022. 제2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