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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원] 遺作展 2013.07.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遺作展 이인원 사시사철 안개로 뒤엉켜 있는 포구 거꾸로 선 나무들의 뿌리마다 주렁주렁 따개비만 열리고 불가사리 천지가 된 배 한 척 출항의 기억조차 잊어버린 채 흔들리고 있다 아주 드믈게 나그네 새 몇 마리 돛대에 앉아 쉬어 갈 때면 환청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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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1 외 1편 / 이인원 2013.03.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노파심.1 외 1편 이인원 내 살아온 이야기를 쓰자면 소설이 몇 십 권인데 그깟 몇 마디쯤은 약과여 지팡이로 탁, 탁 줄거리를 짚어가며 저기 평생을 쓰고 써도 안 닳는 필기구 하나 꾸부정하게 걸어가신다 머잖아 전집全集이 완간될 성 싶다 노파심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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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먹어, 라는 말은 - 이인원 2012.01.1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천천히 먹어, 라는 말은 이인원 팔팔 끓어오르는 된장국 속 건지들처럼 모처럼 일찍 귀가한 네가 무지 반갑다는 말, 혼자선 슴슴했던 두부 부침을 넌 천배백배 더 구수하게 느끼기를 바라는 말 생선가시 하나하나 발라주며 낮에 있었던 일을 살짝살짝 염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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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거리다 / 이인원 2013.03.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다독거리다 / 이인원 밤에 이불을 덮는 건 추위를 덮는 게 아니라 단잠을 가두기 위한 것 주검에 흙을 덮는 건 죽음을 덮는 게 아니라 추억을 가두기 위한 것 질문을 덮어 두는 건 궁금증을 덮는 게 아니라 경솔함을 가두기 위한 것 허물을 덮어 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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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 이인원 2014.02.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짐 이인원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고무신 속 흙을 털어내고 있는 산골 영감 노란 냉이꽃과 저만치 피어놓은 지게 위의 단정한 나뭇짐 영감이 지고가기 좋게 바짝 마른 나뭇단의 무게와 흙으로 돌아가기 좋게 버쩍 마른 영감의 몸무게가 저울 눈금 하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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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와간찰-응2925-탈번-이인원-18401227-청탁 2011.01.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새 해를 맞으면서 복을 더하기를 바랍니다. 인편이 이르러 우선 서찰의 예를 갖추지 못합니다. 1840년 12월 27일 제 기복인 이인원(李寅元) 올림 우계에 사는 백성 박상기(朴相基)는 곧 본원에서 일찍이 이미 들이기를 원하던 사람입니다. 바라건대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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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이인원 2012.07.1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순이, 이인원 하고 불러보면 굳었던 혀과 풀어지듯 마음까지 말캉해지는 이름 순한 약주 한 잔 마시듯 가슴이 훈훈해지는 이름 순아, 하고 부르면 뜨거운 밥 한 상 앞에 놓인듯 고팠던 배 금시 불러 오는 이름 한겨울 아침 더운 세숫물처럼 세상이 따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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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원의 대서大暑 2021.01.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대서大暑 이인원 매미소리, 참 귀가 먹먹하다 젊음의 피 끓는 소리가 꼭 이럴 거라며 시퍼런 녹음 속을 지나간다 새벽마다 꼿꼿하게 일어서는 청년의 그것 같은 맥문동 보라 꽃 겸연쩍어 슬며시 배롱 꽃, 붉다 새댁의 달거리가 저리 아름다운 것이었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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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집/ 이인원 2019.09.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오래된 시집 이인원 비행기가 시야에서 멀어질수록 승객의 몸도 작아진다고 믿는 아이의 마음으로 두근두근 이 시집을 샀었다 정독 한 번 못하고 그냥 꽂아뒀던 인구에 회자되던 구절 오히려 낯설다 카카오 톡 선물하기로 보낸 공중을 날아다니는 커피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