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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씨 밀화부리 날개를 달다 2023.02.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단풍씨 밀화부리 날개를 달다 왕태삼 아침 숫눈길 구불구불한 흰 도마 위에 단풍씨 껍데기만 낭자하다 동강난 씨 없는 날개가 생선처럼 파르르 떤다 한 톨 한 톨 단풍씨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프로메테우스가 찾던 그 붉은 라이터돌 밀화부리 떼가 단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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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암유록...격암가사(格庵歌辭)..사람들이여! 부디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치고 마음 깊이 명심하여 망령되게 굴지 말고 십승을 깨달으소 2023.01.2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고관대작 호걸도 때를 알아야 걸출한 인물(傑士)이다. 늘봄의 정취 속에 잠이 들었다가 한 꿈을 깨고 나니 소 울음소리가 낭자하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마음으로 살펴온 도와 성인을 나타내는 한 일(一)자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하늘의 말씀이니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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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봄날 / 최승자 2023.02.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아득한 봄날 / 최승자 통과해야만 할 아득한 봄날의 시간이 저 밖에서 선혈처럼 낭자하다 베란다 앞 낮은 산을 뒤덮으며 패혈증처럼 숨가쁘게 어질어질 피어오르는 진달래 눈물이 나 더는 못 보고 쪽문을 소리내어 쾅 닫는다 어떻게 견뎌야 할지 내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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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관한 시모음 32) 2023.01.1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깨진 이빨 조각 같은 것이 늦은 밤 돌아와 으스스 떨며 바닥을 긁던, 숟가락이 지나간 자리 같은 것이 양은의 바닥에 낭자하다 제 안의 격렬한 온도를, 수천 번 더 뒤집을 수 있는 밥통의 연대기가 내게는 없다 어쩌면 송진처럼 울울울 밖으로 흘러나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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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봉이야기 문일선 2023.03.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박차고 날아올라 송곳처럼 날카로운 발톱으로 상대의 붉은 볏을 사정없이 휘갈기고 쪼아댄다. 어느새 하얀 깃털에는 선혈이 낭자하다. 한동안 권좌를 지킬 줄 알았던, 우두머리 수탉이 맥없이 꽁무니를 빼고 달아난다. 처절한 혈전이 멈추자 닭장 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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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 김겨리 2023.01.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들여다보지 마라 달이 앉았던 나뭇가지를 싹싹 핥는 것은 멀리서라도 그 별자리 환히 빛나라고, 또 핥는다 혓바닥이 피로 낭자하다 빈 젖에 젖샘이 도는 대신 눈물이 핑 돈다 조금씩 울음을 남기는 습관이 생기고부터 몸빛이 조금씩 지워진다 이제 곧 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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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Let me in) 2022.12.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행한 이유 있는 폭력과 살인...설원위의 시뻘건 피.... 단지 밉다는 이유로 당하는 오스칼의 피도 흰 눈 위에선 선혈이 낭자하다. 이 영화의 원제는 Let the Right one In 이다. “올바른 사람과 함께 하게 해줘〃 혹은 “옳은 사람이 될거야” 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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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세/파스칼 2022.12.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죽음을 좀더 효과적으로 밀어내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은밀히 죽음을 신봉하려는 것인가? 희곡의 마지막 장면은 유혈이 낭자하다. 그것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아름답지만 말이다. 마침내 머리 위로 흙이 뿌려진다. 자, 이렇게 영원히 잠드는 것이다. 갑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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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장 임금의 어진 뜻은 둘이 아니요. 어명불이 御命不二 (1) 2022.12.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만났던 방까지 나아갔다. 제지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오, 이런!’ 피비린내가 물씬 풍겼다. 밝은 방안에 선혈이 낭자하다. 노 성주가 쓰러져 있다. 그의 가슴에 어사도御賜刀가 꽂혀 있다. 호흡은 멈추어 있었고 맥을 짚어보니 심장도 멎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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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雪)'을 주제로 한 시 모음 (8) 2022.12.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깨진 이빨 조각 같은 것이 늦은 밤 돌아와 으스스 떨며 바닥을 긁던, 숟가락이 지나간 자리 같은 것이 양은의 바닥에 낭자하다 제 안의 격렬한 온도를, 수천 번 더 뒤집을 수 있는 밥통의 연대기가 내게는 없다 어쩌면 송진처럼 울울울 밖으로 흘러나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