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검색 본문
카페글 본문
-
푸르다/양문규(시산맥, 2018, 가을호) 2018.12.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푸르다 양문규 고향 마을 가다 소낙비 들이쳐 둥구나무 아래 들어서니 사람과 사람 대신 새란 새와 벌레란 벌레와 날파리들로 붕붕하다 손바닥만 한 논밭 알곡 여물어가는 소리도 없이 빗물에 후줄근한 달걀꽃 내음 한낮에도 춤판 벌이는 별의 별 잔치...
-
눈 쌓이는 한겨울을 읽다/양문규 2013.04.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如如山房에서 보내는 편지 ⑰ 눈 쌓이는 한겨울을 읽다 양문규 눈이 내립니다. 하늘과 땅의 경계가 눈 속에 파묻힌 지 오래이건만 또 눈이 내립니다. 설상가상 연일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로 천태산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겨울 산행을 즐기는...
-
봄이 왔다고/ 양문규 2016.03.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봄이 왔다고/ 양문규 묏등에 할미꽃 피었다 쑥꾹새 날망집 너머 성주산에서 쑥꾹댄다 뻐꾹새 개울 건너 비봉산에서 뻐꾹댄다 산양 골 깊은 갈기산 암벽을 타며 메메엠댄다 겨울날 사랑방 수수대울에서 잠자던 감자 쭈그렁 할미가 되었지만 무른 살속에는...
-
如如山房에서 보내는 편지 ⑨ 행복한 사진/양문규 2011.03.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시에 산문 연재 如如山房에서 보내는 편지 ⑨ 양문규 시인이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낙향한 지 10년, 옛 생각 껴안고 나지막하게 엎드려 천태산 여여산방에서 펼치는 마음의 풍경! 그는 스스로를 유폐시키고 오랜 울음을 갈무리해 꽃 한 송이, 돌멩이 하나...
-
감을 매달며 / 양문규 2012.09.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감을 매달며 양문규 어머니 툇마루에 걸터앉아 감 깎는다 족히 열 접 넘어 보이는 감들 어머니 손 끝에서 껍질 벗겨진다 나는 잘 깎인, 둥그런 감들 싸리꼬챙이에 꿰어 처마 끝에 매단다 시커먼 그을음뿐인 내 몸도 실은, 속살마저 가을볕으로 포개지는...
-
원골 어죽집/양문규 2014.10.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원골 어죽집/양문규 금산 제원 못 미쳐 강변 원골 어죽집 죽도 못 빌어먹고 살아왔는지 부옇게 뜬 하늘 희멀건 강물 핥는 소리 밀고 밀리면서 차도까지 덮고 있다 이곳은 내 아버지 작은고모가 신접살림을 살던 집 할아버지 금산장 사십 리 길 걸어...
-
식량주의자 / 양문규 2013.11.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식량주의자 양문규 식량주의자였던 아버지 평생 농사꾼으로 산다 논과 밭과 한 몸으로 연민할 것을 사랑할 줄 아는 아버지의 연대 쌀 보리 밀 콩 감자 고구마를 위하여 일흔, 하고도 네 해 동안 보급 길 걸어왔다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땅속에 낙원이...
-
능소화 시절 외 1편/ 양문규 2008.09.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능소화 시절 외 1편 양문규 아버지 담벼락을 타고 올라 노래를 불렀다 가는 세월과 오는 세월이 아버지를 오래도록 담장 위에 올려놓고 온몸에 불을 지피던, 황홀한 시간이 쉰, 몇 날까지 이어졌다 어떤 모진 삶도 능소화 앞에서는 붉디붉은 꽃 이파리 제...
-
양문규 시 <늙은 식사> - 성선경 2011.10.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아침의 시] 늙은 식사 /양문규 국제신문 2011-10-20 21:32 숭숭 구멍 뚫린 외양간에서 늙은 소 한 마리 여물을 먹는다 인적 드문 마을의 슬픈 전설 허물어진 담장 위에서 캄캄한 어둠 속으로 흘러내린다 한낮의 논배미 출렁이는 산그림자를 되새김질하듯...
-
해당카페글 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