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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의 詩> -유병근 2013.04.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틈새의 詩> -유병근- 이 나무와 저 나무 사이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지우려고 바람이 수시로 등을 밀어붙였다 이 가지와 저 가지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지우려고 새가 수시로 가지를 물고 드나들었다 나뭇잎과 나뭇잎 사이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지우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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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기차 /유병근 2022.04.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그리운 기차 / 유병근 저쪽 들판이 가까이 온다는 느낌이었는데 어디론지 사라지고 없다. 몇 차례나 그랬다. 그것은 오고 가는 무연(無緣)이라며 달리는 열차 좌석에 등을 기댄다. 들판 너머에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어느 지방이든 눈에 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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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했다/유병근 2006.04.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편안했다 유병근 젖으면서 걸어온 길은 젖은 그냥 편안했다 아주 구겨버린 지난날이 편안했다 젖으면서 걸어온 그 길에서 먹은 늦은 점심 밥그릇이 편안했다 편안하다는 것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다 부스러지고 망가지고 깨진 끝내 남을 것이 없어 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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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입술/ 유병근 2010.02.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붉은 입술/ 유병근 키가 훤칠한 상수리나무가 길을 막아선다. 걸음을 멈추고 나무 등걸에 손바닥을 댄다. 반가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내 말이 손바닥을 타고 나무에게 전달 될 듯도 하다. 사방은 적적하다. 어짜다 정적의 소리만이 나뭇가지를 가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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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걸레다 / 유병근 2009.06.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수필은 걸레다 / 유병근 걸레는 밥상에 올라가지 않는다. 밥상에 흘린 밥알과 김치가닥과 생선 뼈다귀를 훔치지 않는다. 상다리 바닥 주변에 엎지른 된장국물을 내시처럼 살살 훔칠 뿐이다. 밥상에 올라앉는 걸레가 있다면 그것은 결례다. 행주가 할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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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의 詩/유병근 2008.02.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틈새의 詩 유병근 이 나무와 저 나무 사이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지우려고 바람이 수시로 등을 밀어붙였다 이 가지와 저 가지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지우려고 새가 수시로 가지를 물고 드나들었다 나뭇잎과 나뭇잎 사이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지우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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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걸레다 / 유병근 2015.04.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수필은 걸레다 / 유병근 걸레는 밥상에 올라가지 않는다. 밥상에 흘린 밥알과 김치가닥과 생선 뼈다귀를 훔치지 않는다. 상다리 바닥 주변에 엎지른 된장국물을 내시처럼 살살 훔칠 뿐이다. 밥상에 올라앉는 걸레가 있다면 그것은 결례다. 행주가 할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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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유병근 2015.11.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DMZ*/유병근- 저 수풀 속의 귀는 날마다 가렵다 하늘에 가렵고 땅에 가렵다 꽃이 이울고 열매 익어가는 계절에도 가렵다 그 가려움에 반보 기하러 간다 그 숨결에 입 맞추러 간다 아득하다고 부르는 이름에 얼굴 부빈다 가슴으로 부빈다 저 수풀 속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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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관한 에스키스 / 유병근 2009.06.0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길에 관한 에스키스 / 유병근 길은 태초에 하나였다 하나는 하나 아닌 둘이었다 길은 무성할수록 길이라고 셋과 넷으로 열나게 가지를 쳤다 사방팔방으로 뿌린 마음 걷잡지 못하고 해롱해롱 바람에 흔들렸다 막무가내 뒹구는 길바닥에서 혓바닥 몇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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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유병근 (편지지 이용하여 새로 작성) 2010.01.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이웃/유병근 누가 볼멘소리를 뇌까리던 저 안에서 누가 빡빡 이를 악다물던 저 안에서 누가 주먹으로 마룻바닥을 치던 저 안에서 누가 밥상을 냅다 걷어차던 저 안에서 누가 멱살을 틀어잡던 컴컴한 저 안에서 누가 악다구니로 와글대던 저 안에서 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