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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이성선 2022.09.2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가을 편지/이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워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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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성선 시인 2022.10.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나무 이성선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 줄을 더구나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나 늦은 가을 날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으로 남은 어느 날 그는 보았다 고인 빗물에 비치는 제 모습을 떨고 있는 사람 하나 가지가 모두 현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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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詩 1 - 이성선 2022.09.2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인도의 詩 1 - 이성선 시간이 멈춘 땅에 강가*가 흐른다 죄수 수송차 같은 이등열차가 흐르고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죽는 사람들이 어디서나 앉고 눕는다 맨발로 걷는 성자들의 대지에서 바람의 손이 신전을 만지고 더러운 그들의 발을 만지고 비쩍 마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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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둔다/이성선 2022.08.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그냥 둔다/이성선- 마당의 잡초도 그냥 둔다. 잡초 위에 누운 벌레도 그냥 둔다. 벌레 위에 겹으로 누운 산 능선도 그냥 둔다. 거기 잠시 머물러 무슨 말을 건네고 있는 내 눈길도 그냥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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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산이 젖고 있다/이성선 2023.01.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빈 산이 젖고 있다/ 이성선 등잔 앞에서 하늘의 목소리를 듣는다. 누가 하늘까지 아픈 지상의 일을 시로 옮겨 새벽 눈동자를 젖게 하는가 너무나 무거운 허공 산과 신이 눈뜨는 밤 핏물처럼 젖물 처럼 내 육신을 적시며 뿌려지는 별의 무리 죽음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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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하나 묻고 떠나는 냇물/이성선 2022.08.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달 하나 묻고 떠나는 냇물 이성선 아낌없이 버린다는 말은 아낌없이 사랑한다는 말이리 멀리 있다는 말은 너에게 아주 가까이 있다는 말이리 산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안 보이는 날이 많은데 너는 멀리 있으면서 매일 아프도록 눈에 밟혀 보이네 산이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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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산이 젖고 있다/ 이성선 2023.01.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빈 산이 젖고 있다/ 이성선 등잔 앞에서 하늘의 목소리를 듣는다. 누가 하늘까지 아픈 지상의 일을 시로 옮겨 새벽 눈동자를 젖게 하는가 너무나 무거운 허공 산과 신이 눈뜨는 밤 핏물처럼 젖물 처럼 내 육신을 적시며 뿌려지는 별의 무리 죽음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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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 한 자루/ 이성선 2022.12.1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삽 한 자루 벽에 기대 섰다 흙을 어루만져 씨를 묻고 밭을 뒤집어 노을 갈아 밤을 심어 새벽 열고 지금은 묵묵히 몸을 씻은 후 집에 돌아와 벽 앞에 서 있다 적막한 평화로움 나의 손에 부러질 때와는 달리 너무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무심히 자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