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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사 계단/ 김분홍 2018.10.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오데사 계단 김분홍 한발 한발 스텝을 섞듯 말을 섞는다. 서먹해진 관계를 좁혀 보려고 빠른 걸음으로 따라붙어 보지만 당신의 혀는 양파 속이다. 내가 백 미터 다가가면 당신은 백 미터 후퇴한다. 당신은 수직이고, 나는 수평이기 때문에 우리의 간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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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김분홍 시인 2018.01.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전복 김분홍 시인 귀를 잘랐어 피어싱을 한 귀 수족관에는 잘린 바다의 귀가 자라지 귀가 자라면 전복이 자라지 수평선에 걸린 노을이 꿈속과 꿈 바깥의 절취선을 용접하고 있지 전복의 진주광택에 음각된 파도소리는 몇 톤일까 귀가 그리움이라서 제 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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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케이블카/김분홍 2019.09.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팔월의 케이블카/김분홍- 가만가만 상자를 옮겨보아요 이별은 이쪽 허공에서 저쪽 허공으로 옮겨가는 것, 무게 중심을 잘 잡아야 추락하지 않아요 상자에 파도소리를 깔아놓으니 탑승자 명단에도 없는 갈매기가 상자속으로 우르르 몰려듭니다 허공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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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에 관하여/ 김분홍 2019.09.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조롱에 관하여 김분홍 광장은 조롱의 서식지, 지친 자들에게 쉽게 날아든다 조롱에 갇힌 새를 보면 새의 발목에 편지를 매달아 이 세상에 없는 아이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은데 아이들의 주머니 끈에 매달려있던 조롱이 내게로 날아온다 단식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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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핀 개나리/김분홍 2020.05.2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몸에 핀 개나리/김분홍- 봄은 황사와 황달 사이로 찾아온다 요양병원 담벼락에 구름이 걸려 있다 노란 구름이다 구름이 삐악거린다 누군가 당신의 눈 속에 꽃나무를 심는다 온몸에 꽃나무가 뿌리를 내린다 노랗게 꽃이 만개한다 꽃이 만개할수록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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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도너츠 / 김분홍 2021.10.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던킨도너츠 김분홍 구멍은 시끄러워요 왼쪽을 막으면 오른쪽이 뚫리고 오른쪽을 막으면 왼쪽이 뚫려요 방사선에 시달린 흉터가 있는 아이의 턱밑엔 지금도 구멍의 표식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동그라미는 좌우가 비대칭이에요 아이의 턱에서 꺼낸 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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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의 맛/김분홍 2021.02.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현기증의 맛/김분홍- 아찔함은 어떤 맛일까 아찔함에 푸른색이 들어 있다 나는 푸른색을 펼쳐놓고 난간을 생각한다 그 난간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난간에서 당신을 바라보니 어지럽다 잠시 혼란이 시작된다 혼란을 들고 나는 외출을 서두른다 문구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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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머신 / 김분홍 2019.08.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러닝머신/김분홍- 발자국이 알리바이를 만들고 지나간다 낯선 발자국 위에 발자국을 찍는 발자국 가보지 못한 여행지를 설정하고 달린다 가야 할 곳이 궁금할 때마다 길을 펼쳐놓고 한 장 한 장 덧댄다 페이스메이커가 없는 페이스에서 나는 완주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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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에 관하여/ 김분홍 2019.09.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조롱에 관하여 김분홍 광장은 조롱의 서식지, 지친 자들에게 쉽게 날아든다 조롱에 갇힌 새를 보면 새의 발목에 편지를 매달아 이 세상에 없는 아이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은데 아이들의 주머니 끈에 매달려있던 조롱이 내게로 날아온다 단식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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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 김분홍 2019.04.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서울역 김분홍 태어날 때부터 나는 과정이다 나는 굴곡이 많은 생이다 세파를 뒤집어쓰고 풍경을 되새김질하며 내일을 호명한다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맹목과 추종, 변검도 마다하지 않겠다 열었는데 닫히고 닫았는데 열리는 경계의 물결 나는 참과 거짓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