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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에 물들다/조은길 2009.09.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노을에 물들다/조은길- 오래 미루던 삭은 어금니를 뽑았다 한쪽 볼이 텅 빈 것처럼 허전하다 서녘 하늘이 뜯어 먹히는 짐승처럼 핏빛이다 나는 엄마 무릎에서 젖니를 뽑던 날처럼 아 하고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이 새빨갛게 젖어 있다 오 저건 피다 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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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조은길 2007.03.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3월 / 조은길 벚나무 검은 껍질을 뚫고 갓 태어난 젖빛 꽃망울들 따뜻하다 햇살에 안겨 배냇잠 자는 모습 보면 나는 문득 대중 목욕탕이 그리워진다 뽀오얀 수증기 속에 스스럼없이 발가벗은 여자들과 한통속이 되어 서로서로 등도 밀어주고 요구르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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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흐르는 강 / 조은길 2007.03.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노을이 흐르는 강 조은길 여기서부터는 서쪽이다 저 많은 강물이 강물 위에 번져 있는 저 많은 빛들이 빛을 바라는 저 많은 창들이 여기서부터는 모조리 서쪽으로 길을 바꾸는 기적이 일어난다 장난 같다 서녘 하늘 구름들이 가지가지 모양으로 엉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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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흐르는 강/조은길 2009.02.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노을이 흐르는 강/조은길- 여기서부터는 서쪽이다 저 많은 강물이 강물 위에 번져 있는 저 많은 빛들이 빛을 바라는 저 많은 창들이 여기서부터는 모조리 서쪽으로 길을 바꾸는 기적이 일어난다 장난 같다 서녘 하늘 구름들이 가지가지 모양으로 엉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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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립을 소원하다/조은길 2017.10.2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직립을 소원하다/조은길- 전동휠체어를 탄 노부부가 막 비 그친 아스팔트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고 있다 가지런히 접힌 무릎 위에는 조그만 손가방 하나 손가방 속에는 귀가 다 닳은 성경책과 꽃무늬손수건과 돋보기안경이 착하디착한 표정으로 포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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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와 침대 사이/조은길 2021.01.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도마와 침대 사이/조은길- 조용히 등을 돌리고 옷을 홀랑 벗기거나 마구 주물럭대거나 속을 확 뒤집거나 오독오독 쥐어뜯거나 잘근잘근 난도질하거나 달달 볶거나 펄펄 끓는 물속에 집어넣거나 꼬챙이를 쑤셔 박거나 아무도 끼어들지 않았다 도마와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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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길 선교사님 2012.12.2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전하고 있습니다. 이병록 선생님! 사모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늘까지 말씀묵상과 ㄱㄷ를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ㄱㄷ 덕분입니다.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양곤에서 조은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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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포개다 8/조은길 2019.06.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슬픔을 포개다 8/조은길- 마을도서관에서 빌린 책갈피 속에 머리카락 한 올 박제되어 있다 살짝 휘어진 기다란 머리카락이 여자 머리카락임이 틀림없다 반려견이 죽는 장면에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는지 종이가 몇 군데 휘어 진 채 박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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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와 침대 사이 - 조은길 / 감상 - 김종미(시인) 2021.01.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도마와 침대 사이/조은길 조용히 등을 돌리고 옷을 홀랑 벗기거나 마구 주물럭대거나 속을 확 뒤집거나 오독오독 쥐어뜯거나 잘근잘근 난도질하거나 달달 볶거나 펄펄 끓는 물속에 집어넣거나 꼬챙이를 쑤셔 박거나 아무도 끼어들지 않았다 도마와 침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