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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를 털다 / 유병근 2015.09.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깨를 털다 유병근 잘 여문 가을을 턴다 털린 가을은 날개를 접는다 뒤뚱거리는 가을 속 가을은 바람처럼 멍석 끝에 너풀거린다 물벼룩처럼 튀는 알갱이, 가을을 더 여물게 털어낸다 털어낸 자리에 튀는 물벼룩을 다독거린 다 햇살 한 철의 길 어정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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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네 가는 길, 유병근 2016.01.1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산동네 가는 길 유병근 어깨 기우뚱한 팻말을 지나 지붕과 지붕 맞닿은 골목을 지나 한낮에도 어둠이 짙은 뒤란을 지나 삐걱거리는 삽짝을 지나 어쩌면 어깨를 터는 돌담을 지나 무청 시래기 시들한 바람을 지나 바람 속에 서있는 바지랑대를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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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옥타비오 파스를 읽다/유병근 2008.04.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옥타비오 파스를 읽다' '파스'란 이름서 소염제 생각 /유병근, 시인/ 그가 파스를 종아리에 붙이고 옆구리 에 붙이는 동안 나는 옥타비오 파 스를 읽는다 빨간 볼펜으로 밑줄을 치고 기억해 둘 구절을 베껴 쓴다 문 장 하나만 베낄 것인지 문단 전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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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사이드웨딩홀 가는 길/유병근 2011.03.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씨사이드웨딩홀 가는 길/유병근- 물결무늬 넥타이를 목에 걸었다 넥타이를 살랑거리는 바다 바다는 씨사이드에서 멈추었지만 나는 ‘씨사이드웨딩홀’을 찾아 우왕좌왕이었다 여기가 씨사이드라고 바다가 몇 번 손짓을 했다 그 손짓에 홀리지 않기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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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의 틈새/유병근 2004.02.2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사람과 사람과의 틈새/유병근 이 나무와 저 나무 사이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지우려고 바람이 수시로 등을 밀어 붙였다 이 가지와 저 가지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지우려고 새가 수시로 가지를 물고 드나 들었다 나뭇잎과 나뭇잎 사이가 허전하다 그 틈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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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단/ 유병근 2020.07.0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실내악단 / 유병근 후박나무 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타악기 소리를 한다. 잎은 소리를 감상하듯 눈을 감는다. 백인백인百忍百忍 하는 기도문이라도 중얼대나 보다. 비 오는 여름 한낮, 어머니는 가끔 밀가루를 주물러 부침개를 부치셨다. 부추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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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나무를 모르고/유병근 2017.08.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화살나무를 모르고/유병근- 화살나무 하나는 기울어져 있다 말더듬이 귀더듬이 눈더듬이 같은 문장의 속청에 기울어졌다 과녁을 찾아 날지 못하는 문장 안에 망가진 화살 하나 옹이처럼 자라고 있다 내 몸에 더부살이하는 화살, 나는 그 화살을 내 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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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을 찾아서 / 유병근 2010.05.1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개성을 찾아서 / 유병근 시는 시인의 정신을 찍어 내는 구체화된 청사진이다. 하기에 시는 스스로의 됨됨이를 만인 앞에 공개하는 자백서이다. 즉 이런 시 쓰기는 두렵고 부질없기까지 하다. 하지만 시인은 시를 쓸 수밖에 없다. 단순한 시 쓰기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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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십 밀리의 꽃대/유병근 2016.01.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이백십 밀리의 꽃대/유병근- 누가 두고 간 화분이 지금 막 꽃대를 올리고 있다 이백십 밀리의 꽃대가 키를 높이 세우는 신발장 안에는 다른 것은 없고 꽃대를 자랑하는 화분만 있다 화분대에 아무도 신발을 올리지 않는다 화분대에 아무도 구두숟가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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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십 밀리의 꽃대/유병근 2012.12.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이백십 밀리의 꽃대/유병근- 누가 두고 간 화분이 지금 막 꽃대를 올리고 있다 이백십 밀리의 꽃대가 키를 높이 세우는 신발장 안에는 다른 것은 없고 꽃대를 자랑하는 화분만 있다 화분대에 아무도 신발을 올리 지 않는다 화분대에 아무도 구두숟가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