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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조은길 2013.06.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갈대 조은길 천 년 동안 천 번을 까무러쳤다 깨어난 꼬리 천 개 달린 여우다 흰 날개 긴 목 학이 되고 싶어 이미 천 년 전에 호숫가에 눌러앉은 흰 꼬리 푸른 꼬리 여우 들 학이 호수에 박힌 보석처럼 고요히 날개를 접어 목을 세우면 여우들은 온몸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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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켠다/조은길 2015.03.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봄을 켠다 조은길 비 그치자 파란 하늘 볼이 하얀 아이 어머니와 그네를 탄다 어머니는 성냥을 긋는 자세로 그네를 뒤로 당겼다가 앞으로 민다 아이는 땅과 하늘의 경계를 몇 번 쓱쓱 마찰하더니 왈칵 햇살이 쏟아진다 푸르르 문 여는 소리 올 들어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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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길] 산의 귀 2010.02.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산의 귀 조은길 산이 앉은자리에서 그 많은 초목을 치고 그 많은 날쌔고 사나운 짐승들을 길들이며 천년만년 지치지도 죽지도 않는 것은 앉아서 천리를 보는 눈귀를 가졌기 때문이다 무덤은 산의 귀 사람은 죽어 산의 귀가 된다 태양이 알을 슬어놓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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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조은길 2016.03.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3월 / 조은길 벚나무 검은 껍질을 뚫고 갓 태어난 젖빛 꽃망울들 따뜻하다 햇살에 안겨 배냇잠 자는 모습 보면 나는 문득 대중 목욕탕이 그리워진다 뽀오얀 수증기 속에 스스럼없이 발가벗은 여자들과 한통속 되어 서로서로 등도 밀어 주고 요구르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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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집 청탁원고(조은길) 2022.04.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전어 조은길 너는 전생에 새였다 인가를 맴돌며 기름진 열매만 훔쳐 먹는 푸른 눈 푸른 날개 새 가을이 오면 참깨가지에 깻잎처럼 찰싹 붙어 살찐 깨알을 쏙쏙 빼먹었다 세찬 눈보라가 푸른 눈 푸른 날개를 하얗게 뒤덮을 때까지 태양에 시달려 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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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조은길 2007.03.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3월 / 조은길 벚나무 검은 껍질을 뚫고 갓 태어난 젖빛 꽃망울들 따뜻하다 햇살에 안겨 배냇잠 자는 모습 보면 나는 문득 대중 목욕탕이 그리워진다 뽀오얀 수증기 속에 스스럼없이 발가벗은 여자들과 한통속이 되어 서로서로 등도 밀어주고 요구르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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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조은길 2007.03.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3월 /조은길 벚나무 검은 껍질을 뚫고 갓 태어난 젖빛 꽃망울들 따뜻하다 햇살에 안겨 배냇잠 자는 모습 보면 나는 문득 대중 목욕탕이 그리워진다 뽀오얀 수증기 속에 스스럼없이 발가벗은 여자들과 한통속이 되어 서로서로 등도 밀어주고 요구르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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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조은길 2012.05.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3월 조은길 벚나무 검은 껍질을 뚫고 갓 태어난 젖빛 꽃망울들 따뜻하다 햇살에 안겨 배냇잠 자는 모습 보면 나는 문득 대중 목욕탕이 그리워진다 뽀오얀 수증기 속에 스스럼없이 발가벗은 여자들과 한통속이 되어 서로서로 등도 밀어주고 요구르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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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길 / 무지개 (회원 시화전 원고) 2012.04.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무지개/ 조은길 폭포는 왜 폭포인지 왜 절벽을 뛰어내려야하는지를 묻지 않았기에 언제나 폭포다 만약에 단한순간이라도 작별이나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면 하늘 아래 폭포는 없을지도 모른다 무지개는 폭포의 사리 버리고 버려서 형체도 없이 가벼워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