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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길 / 무지개 (회원 시화전 원고) 2012.04.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무지개/ 조은길 폭포는 왜 폭포인지 왜 절벽을 뛰어내려야하는지를 묻지 않았기에 언제나 폭포다 만약에 단한순간이라도 작별이나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면 하늘 아래 폭포는 없을지도 모른다 무지개는 폭포의 사리 버리고 버려서 형체도 없이 가벼워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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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조은길 2010.03.2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3월 조은길 벚나무 검은 껍질을 뚫고 갓 태어난 젖빛 꽃망울들 따뜻하다 햇살에 안겨 배냇잠 자는 모습 보면 나는 문득 대중 목욕탕이 그리워진다 뽀오얀 수증기 속에 스스럼없이 발가벗은 여자들과 한통속이 되어 볼록하거나 이미 홀쭉해진 젖가슴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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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산벚나무 / 조은길 2021.03.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봄 산벚나무 / 조은길 어머니가 도망가는 꿈을 꾸고 울다 지쳐 잠깬 날 머리맡에 돌아 앉아 나를 돌아보던 분 내 코를 찌르던 연분홍 어머니 그런 날엔 어머닌 읍내 머리하러가는 동네처녀들 속에 섞여 보였다 안 보였다 아지랑이가 돼버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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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들 / 조은길 2012.05.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암탉들 조은길 날마다 입덧하고 날마다 산고의 비명을 내지르는 자궁이 닳고 닳아 삭은 고무바킹처럼 헐거워지면 곧바로 목에 칼이 들어오는 생이 통째로 생지옥인 너는 악몽에서 깨어난 듯 눈알이 휘둥그레 두리번거리며 탈출구를 찾아보지만 문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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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 (외 1편) / 조은길 2015.03.2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그물을 들쳐 메고 서산을 넘어가고 있다 바다가 싸각싸각 오늘의 출납 장부를 적고 있다 -시인정신 2015년 봄호 --------------------------------------------------------------- 조은길 / 199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등단. 시집 노을이 흐르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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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립을 소원하다/ 조은길 2017.10.3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직립을 소원하다 조은길 전동휠체어를 탄 노부부가 막 비 그친 아스팔트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고 있다 가지런히 접힌 무릎 위에는 조그만 손가방 하나 손가방 속에는 귀가 다 닳은 성경책과 꽃무늬손수건과 돋보기안경이 착하디착한 표정으로 포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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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길의 '도마와 침대 사이' 감상 / 김종미 2021.01.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도마와 침대 사이/조은길- 조용히 등을 돌리고 옷을 홀랑 벗기거나 마구 주물럭대거나 속을 확 뒤집거나 오독오독 쥐어뜯거나 잘근잘근 난도질하거나 달달 볶거나 펄펄 끓는 물속에 집어넣거나 꼬챙이를 쑤셔 박거나 아무도 끼어들지 않았다 도마와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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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의 식사/ 조은길/시와지역 2010.08.0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허공의 식사 조은길 땅과 하늘에 버젓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저 확고한 기회주의자의 뻥 뚫린 창자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걱정마라 허공의 양식은 소리와 향기다 그것은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차려져서 떠먹여지는 밥과 반찬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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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와 침대 사이/조은길 2021.01.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도마와 침대 사이/조은길 조용히 등을 돌리고 옷을 홀랑 벗기거나 마구 주물럭대거나 속을 확 뒤집거나 오독오독 쥐어뜯거나 잘근잘근 난도질하거나 달달 볶거나 펄펄 끓는 물속에 집어넣거나 꼬챙이를 쑤셔 박거나 아무도 끼어들지 않았다 도마와 침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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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립을 소원하다-조은길 2017.10.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직립을 소원하다 - 조은길 전동휠체어를 탄 노부부가 막 비 그친 아스팔트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고 있다 가지런히 접힌 무릎 위에는 조그만 손가방 하나 손가방 속에는 귀가 다 닳은 성경책과 꽃무늬손수건과 돋보기안경이 착하디착한 표정으로 포개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