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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씨의 구두(외 1편) / 이태순 2024.02.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J씨의 구두 이태순 그 자리 못 벗어나 등이 휘는 갈대들 하류의 강어귀엔 보랏빛 생각들이 조약돌 잔물결 치며 쉼 없이 흘러갔다 밟히고 쭈그러진 이력이 투명하다 그 낡은 가벼움을 다 저녁 끌고 가는 붕어빵 한 봉지 실은 오늘은 만선이다 참기름 두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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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북쪽 - 이태순 2024.02.2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북쪽 이태순 여기도 북쪽이다 인적 뜸한 건봉사 내게로 가는 절집 천리만리 참 멀다 자작이 더 꼿꼿하다 겨울이 깊어졌다 - 《오늘의 시조》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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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벚꽃 흩날리고 - 이태순 2024.01.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영화관에 벚꽃 흩날리고 이태순 영화관 휴게실에 사람들이 꽉 찼다 아내를 동반한 늙은 남자 팝콘을 들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앉을 자리 찾는다 4인석에 홀로 앉은 같은 또래 남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맞은편에 앉으며 주름진 웃음을 섞어 팝콘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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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문예시인선 195 이태순 시집 <그 방> 출간 2024.01.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어지러운 시대에 오아시스 같은 시심으로 자기 세계 구축 이태순 시인이 시집 《그 방》을 계간문예에서 펴냈다. 《보헤미안》(2011년), 《바람 같은 언어》(2013년), 《일흔 즈음에》(2021년)에 이어 네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스스로 “한이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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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몰고 별안간 누가 올 것 같았다 / 이태순 2024.01.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꽃을 몰고 별안간 누가 올 것 같았다 이태순 창밖에 비가 오네, 문자 끝 매달려온 말 그 비를 읽지 못해 나는 젖지 않았다 제삿날 그리운 것이 많나보다 누이는 모란 피나 누이야 작약 피나 누이야 꽃을 몰고 별안가 누가 올 것 같았다 제삿날 비가 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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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빵 / 이태순 2023.12.1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술빵 이태순 이제 술 한 병 대신 술빵을 들고 간다 한번 갈게 그 빈말에 오는 날만 꼽았다는 그들을 꼭 안아보면 행의 쓴 알약 냄새 찔레꽃머리 떠난 너 아버지 생각난다며 술빵 봉지 앞에 놓고 고모들이 또 운다 바쁜데 오지 마라며 자꾸 빈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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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대상> 고래 / 이태순 2023.12.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중앙시조대상> 고래 이태순 비 내리는 기차역 물이 출렁거리고 눈이 슬픈 아이가 꿈속에서 보았다는 커다란 푸른 고래가 기차역에 들어왔다 칸칸마다 불빛을 따스하게 매달고 아이를 부르는 고래의 비린 노래 바닷가 역으로 떠날 고래가 멈추었다 가냘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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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이 필 때 / 이태순 2024.01.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수국이 필 때 이태순 먼 길 떠난 엄마를 버스에서 만났다 새도 울다 날아간 벅막하고 외진 곳 수국이 가득 핀 역에 난 내려서 있었다 돌아보다 발이 걸려 꽃무더기에 파묻혔다 엄마가 좋아했던 국수 냄새가 났다 엄마가 나중에 오라고 꿈속에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