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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회 시조시학 젊은시인상 수상작 [김덕남] 허물 벗다 2015.11.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허물 벗다 김덕남 담장 밑 길게 누운 투명한 빈집 한 채 머리에서 꼬리까지 계절을 벗어놓고 내면을 응시하는가 눈빛이 서늘하다 껍질을 벗는다면 오욕도 벗어날까 숨가쁜 오르막도 헛짚는 내리막도 날마다 똬리를 틀며 사족에 매달리던 별자리 사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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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시학 / 2012 가을호(44호) 2012.10.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비 / 박현덕 밤 깊자 하늘도 납작하게 엎드려 해종일 부려먹은 그림자를 거둔다 집 나선 잡다한 생각들 신발 끌며 오고 바람이 드나들던 빽빽한 아파트숲 어둠이 무장 커져 커튼을 드리우면 그 젖은 발자국 따라 눈물 깊이를 잰다 물살에 쓸려 다닌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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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주, 모소 대나무 2024.06.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수백 미터 뿌리들이 흙은 움켜쥐었으니 평범한 지금 같아도 그렇지 않다는 길 심지가 견고한 오늘 눈물값도 그러리다 -《시조시학》 봄호 [어휘풀이] -모소 대나무 : 중국 극동 지방 희귀종 대나무 출처 : 그동안 발행했던 『(한국작가회의 시조분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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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 김태경 2024.07.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눈, 눈이 한 개 있거나 여러 개 달린 나무들 수천 개의 눈이 지키는 여린 숨에 입김 나고 눈을 보는 눈은 오직 검은 말의 눈뿐이라서 보여도 보인다고 말할 수 없는 입새 속에서 끝모를 시선 어딘가에서 숲과 함께 밤이 자라도 - 《시조시학》 2024.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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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상, 구름의 독백 2024.06.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이 세상이 바람의 허방이라도 꽃들이 그 속에서 소담하게 필 때까지 없는 듯, 나는 허방을 안고 흘러간다, 바다로...... -《시조시학》 가을호 출처 : 그동안 발행했던 『(한국작가회의 시조분과가 선정한) 좋은 시조』를, 계간 《좋은 시조》가 창간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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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영, 정답이 있을까 2024.06.1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끝없이 이어지는 방정식 문제 앞에 긁적이며 끙끙대며 다다른 마지막 칸 맙소사 곱하기 0이라니 숫자가 사라졌다 -《시조시학》 봄호 출처 : 그동안 발행했던 『(한국작가회의 시조분과가 선정한) 좋은 시조』를, 계간 《좋은 시조》가 창간됨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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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朔의 시간 / 김광희 2024.07.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젖 부풀어 올라 온 방이 화안해요 한때는 가득 찼던 액자 속 가족처럼 잇바디 활짝 펼쳐서 빛이 나요 바로 지금 다 자란 새끼들이 나날이 빠져나가 기우는 오늘 밤도 지새우는 목이 길어 잡아요 시간이 가요 어머니가 바닥나요 - 《시조시학》 2024.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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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의 시조 산책117,<청구서> -이달균 시조시학 2003년 상반기호 2005.05.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불현듯 세상 뜬 집주인 그녀 앞으로 자꾸만 청구서가 날아와 쌓인다 그들은 우편물들을 선뜻 버리지 못한다 누군가 맡겨놓고 간 주인 없는 세탁물처럼 겨우내 정리되지 않은 낯익은 이름 석 자 세상은 아직도 그녀에게 받을 게 남았나 보다 ♠ 감상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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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금초, 4월 16일 에피그램 2024.06.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난데없이 봄을 앗긴 어시 가슴 무저갱 난바다 속 주검조차 못 거둔 대로 생목숨 물길에 묻고 발 동동 참척의 아픔 -《시조시학》 가을호 [어휘풀이] -어시 : ‘아버지’의 방언 황풍년의 「진실만이 찬란한 새봄이다」 참고 출처 : 그동안 발행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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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남자 / 김주경 2024.07.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청춘의 한때라면 바닥치고 오를 텐데 경계성 계절의 끝물에 앉은 노을 변명의 파장이 길었다 사라진 배후처럼 은퇴 후 몇 번이나 고쳐 쓴 버킷리스트 새로 산 캐리어에 빼곡히 채운 약속 잊으라, 잊으라 한다 모르고 싶은 남자가 - 《시조시학》 2024.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