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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에 대하여/황규관 2010.03.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배경에 대하여/황규관- 한계령 고갯마루에서 찍은 사진을 보다 내 배경은 흐릿한 원거리임을 불현듯 깨닫는다 돌아보면 소용돌이 같은 낭떠러지, 그게 애인을 떠나보내고 세상에 안착하는 걸 방해하는 것 지금껏 그걸 모르고 살았다 빛나는 내일이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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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 황규관 2020.05.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낫 황규관 안으로 향한 마음이 더 번득이는 법이다 마치 먼 우주에서 힘겹게, 그러나 맑게 와 닿은 별빛처럼 날이 빛날 때 어느새 적을 닮은 내가 먼저 쓰러진다는 얘기, 피 흘린다는 말은 나를 베는 고독만큼 강해진다는 뜻이다 아침 식전부터 논두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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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리꽃/황규관 2006.11.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장다리꽃/황규관 신광명교회 옆 공터에 핀 장다리꽃은 노랗다 나는 늘 집앞에서 머뭇거린다 찌개를 끓이는 동갑내기 아내와 항상 크는 아이들은 나를 기다리지만 엊그제 홧김에 깬 술병 조각에 피 흘리는 건 바로 나다 좀더 가벼워지고 싶어 조금씩 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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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림, 「재춘이 엄마」(낭송 황규관) 2009.06.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윤제림, 「재춘이 엄마」(낭송 황규관) 윤제림의 「재춘이 엄마」를 배달하며 한동네에서 십 수 년을 살아도 옆집 엄마들의 이름은 모르고 살았지요. 저 엄마는 동분이네 엄마, 저 엄마는 연주네 엄마, 저 엄마는 영식이네 엄마였을 뿐. 엄마는 다른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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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서울/황규관 2009.11.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선데이 서울/황규관- 어둠의 색깔은 총천연색이다 나는 너무 빨리 까졌다. 여섯 살 때 좀도둑질을 해봤고 전주 남부시장통 지하 다방 레지 누나의 종아리가 지금도 기억난다. 나는 그때 미취학 아동이었다. 바른생활 책이나 월말고사 우등상보다 현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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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 하나/ 황규관 2007.12.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마침표 하나 황규관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삶이 온갖 잔가지를 뻗어 돌아갈 곳마저 배신했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건 작은 마침표 하나다 그렇지, 마침표 하나면 되는데 지금껏 무얼 바라고 주저앉고 또 울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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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 이의 있습니다 - 황규관 2005.04.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최고의 시' 이의 있습니다 황규관/ 시인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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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명’/황규관 2008.02.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무 명’/황규관 어둠을 비추는 힘은 불빛에게 있지 않다 가을햇빛에 드러나는 세계의 형형색색이나 쪽빛 하늘에 뜬 흰 뭉게구름이 가장 낮고 고독한 영혼의 눈빛에게 나타나듯 무명이 백광(白光)을 품고 있다 바람도 함성도 모두 무명의 가늠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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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관의 품어야 산다 2020.07.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품어야 산다 황규관 어머니가 배고픈 아기에게 젖을 물리듯 강물의 물살이 지친 물새의 발목을 제 속살로 가만히 주물러주듯 품어야 산다. 폐지 수거하다 뙤약볕에 지친 혼자 사는 103호 할머니를 초등학교 울타리 넘어 온 느티나무 그늘이 품어주고,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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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세상 / 황규관 2009.01.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아픈 세상 / 황규관 없는 사람에게는 늘 아픔이 있다 먹구름 잔뜩 품은 하늘이 언제나 천둥을 만들어내듯 지상의 눈동자에 휘두를 번개를 깊이 품고 있듯 가난한 사람에게는 사랑도 아픔이거나 그 깊은 흉터다 허리에 침을 꽂고 엎드려 있는데 먹고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