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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고 정하다는 그 갈매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20240619 2024.06.1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있느냐, 설마 그렇겠습니까만, 하여간에 저 말씀만으로도 좀 홀가분합니다. 뭔가 느낌이 팍 오곤 하지요. ‘삶에 덮어씌운 더께 걷어내는 것만도 벅차다’고 한 게 벌써 20 년이네요. 여태까지 그만큼 헛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말만 앞세우고 폼만 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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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수반한 사랑이지만 / 도지현 2024.06.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아픔을 수반한 사랑이지만 / 도지현 의식하지 않은 동안 시나브로 숯으로 변한 가슴 켜켜이 앉은 상흔, 더께가 되었다 두터운 지층을 이룬 더께 심장의 중심부까지 이르고 혈류는 잠깐씩 기능을 잃어간다 파도로 밀려온 고통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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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 긋지 않아도… 위안과 평화 주는 옛 성당 /오태진 2024.06.0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허연 자(者)가 경건한 성전(聖殿)에 벌렁 누워 있으니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머쓱해서 밖으로 나왔다. 외벽 벽돌에도 세월의 더께가 앉았다. 붉은빛이 많이 바랬다. 그나마 잿빛, 검은빛 벽돌이 드문드문 섞여 땜질이라도 해놓은 것 같다. 백 몇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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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두께 2024.06.1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우겨도 치열한 삶의 찌꺼기란걸 안다 시간을 세지 않는 날부터 마음을 비교하지 않는다 그저 세월의 굴절을 느낄 뿐 기억의 더께를 버린 지 오래다 사는 일이 거칠고 질겨도 허상의 쓸데없는 사족이라 감정의 소산이 곧 자유라는 걸 파르르 떨리는 진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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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앗간 소회 2024.01.2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들어 큰집 정미소가 외지인의 전원주택 부지로 팔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빠 돌아가시고 폐업했던 정미소는 덕지덕지 세월의 더께가 낀체 을씨년 스럽게 남아 올케로선 더없이 홀가분 할것이다 그 정미소 자리엔 내가 아주 어렸을땐 물레방앗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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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복영 시조집 『그늘의 혼잣말을 들었다첩』(2024. 5. 고요아침) 2024.05.2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말았다 굳게 잠긴 혼잣말이 우르르, 쏟아질 때 햇빛은 부끄러운 듯 문 앞을 서성였다 도무지 애를 써도 나올 수가 없었다 더께 낀 고요 덮고 하고픈 말 뽑다가 돌아 뉜 벼린 울음으로 지웠을 온기의 시간 가시는 끝끝내 뽑히지 않았다 닫혔거나 잠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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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잉태/ 김광규 2024.05.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마을을 찾았다. 산기슭을 돌아드니 초가지붕 위에 햇살이 넉살 좋게 앉아있다. 그 아래에 ‘망댕이 가마’가 봉분같이 세월의 더께를 덮고 고요히 잠들어 있다. 호흡을 가다듬고 한 발짝 다가선다. 흙, 불, 혼의 어울림. 거북등처럼 갈라진 등에는 가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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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롤러로 칠하며 / 강산하 2024.05.2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메우고 열이 올라 터지면 부드럽게 쓸어주며 부려 논 수많은 날을 꽃을 피워 채운다 묻어 둔 어느 틈에 쓰린 자국 있겠지 살아 온 더께 때가 뼛속을 찔러대면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롤러가 쓰다듬는다 (강산하 시조집 : '알바 인생', 알토란북스,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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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有名人)에게 증정/정순택 2024.05.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이덕형, 유홍, 조종도, 이영윤에게 각각 시 한 수씩 증정하였다. 이를 모아 하나로 엮었다. 널리 알려진 분도 있고 세월의 더께에 덮여 가물가물해진 분도 있다. 7편 중 3편이 농탕질한 증정이어서 시대상을 감상하기에는 아주 좋았다. 그런 여러분의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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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VIIT역사]2000년 10월 20일~31일 메주고리예 성모님 / 고물상의 성모님 2023.10.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깨끗이 시켜 드려야잖겠소? 걱정 마요. 성모님께서도 기뻐하실 테니." 나는 성모님을 말끔히 씻겨드렸다. 성모님은 세월의 더께가 앉아 색이 바래긴 했지만 깨끗하고 인자한 모습 그대로 되살아나셨다. '아, 내가 엊그제 꾼 꿈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