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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렌클]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중에서... 2024.03.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자기들이 여름 내내 보호한, 내 머리 30센티미터 위에 있는데도 거의 보이지 않던 흉내지빠귀 둥지를 보여 준다. 밤하늘에는 별들이 너무도 많이 흩어져 있어서 가로등만이 유일한 방해물이다. 붉은꼬리말똥가리가 차가운 노란 발 위로 깃털을 부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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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8회 합평회 2024.02.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고,스카프를 바꾸어 가며 자신을 드러냈다.어디에 저토록 엄마의 여성성이 도사리고 있었더란 말인가.채워도 채워도 모자라는 허기인 듯 엄마는 아름다움에 집착했다. 구십 넘도록 엄마는 곱게 화장하고,옷을 차려입고 시장으로 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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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2024.01.3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이듬해 여름 육지에서 이십만 명이 살해된건 우연의 연속이 아니야 이 섬에 사는 삼십 만명을 다 죽여서라도 공산화를 막으라는 미군정의 명령이 있었고 그걸 실현할 의지와 원한이 장전된 이북출신 극우 청년단원들이 이 주간의 훈련을 마친 뒤 경찰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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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자(실비아 플라스) 2024.01.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흰 블라우스와 펑퍼짐한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삼 주 동안 세탁을 안 해서 옷이 추레했다. 면은 땀에 절어 시큼하면서도 친근한 냄새를 풍겼다. 머리도 삼 주나 감지 않았다. 잠을 못 잔지 칠일이나 됐다. 닥터 고든은 은색 연필을 만지작거렸다.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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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곶문학 3호 해설 / 김미향 2024.01.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콘크리트 숲 눈을 감으면 측백나무 스쳐가는 바람소리 들려온다 모퉁이에 내가 보인다 한발을 내딛으면 길은 희미해지다가 낭떠러지가 된다<나에게로 가는> 차문을 열자 파도가 출렁 발밑으로 달려들어 놀란다 점퍼를 단단히 여미고 호텔 전망대 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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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양승본 '목포의 인정' 2023.12.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뱃사공은 초여름의 햇살 아래에서 해바라기처럼 밝게 웃으면서 눈빛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텁텁한 막걸리를 기분 좋게 마셨다. 이제 술은 없어서 나는 책 한 권만 들고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 아버지의 안내로 먼저 노적봉에 올랐다. 자리를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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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빙점] 8. 백미러 - “알았어요. 당신은 20년 전의 일을 아직도 원망하고 계시는군요.” 2023.12.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양쪽에 숲이 우거져 있어 마치 산속에라도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머, 이쪽은 묘지로 가는 길 아녜요?” “그래요.” 놀라는 나쓰에에게 무라이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묘지로 가시는 건가요?” “그래요. 앉짢으세요, 부인?” “싫어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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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과 배신의계절 (3편) 2023.12.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첫 여름휴가를 철민과 은영은 일정을 맞춰서 함께 떠났다. 은영의 부모님은 철민과 함께하는 여행은 아직 이르다며 극구 만류했지만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철민의 의지를 꺾을수없었다. 동해안 바닷가의 비치호텔에 여장을 푼 철민은 은영의 손을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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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고요히 있으십시오. 2023.11.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여신의 블라우스를 잡은 손을 놓았다. 바로 그 순간 여신은 웃으며 그녀의 돌-아이돌에게 달려들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고리는 괴로운 비명을 질렀지만, 그것이 그가 트리푸라순다리를 실물로 본 마지막이었다. 그는 몇 날 밤을 더, 간청과 협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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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아름다운 삶 2023.10.2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더운 여름날, 김수팽의 어머니가 집의 기둥을 고치는 중이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기둥 밑을 호미로 파고 있었는데 기둥 밑에서 돈이 가득 든 항아리가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거금을 본 김수팽의 어머니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기와집, 비단옷, 기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