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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김만년 2007.04.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간이역 김만년 바람 부는 날이거나 삶이 울적한 날에는 간이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라 고운 햇살 무릎에 앉히고 명아주 푸른 들길 따라 달캉 달캉 가다보면 더러는 왔던 길도 보이고 가야할 길도 명료해 지는 거다 답답한 가슴 시리도록 열어 놓고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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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 / 김만년 2017.09.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오래된 집 / 김만년 가을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마당을 들어서자 아버지는 도리깨질이 한창이다. 어여차, 휘모리장단으로 타작마당을 내리친다. 앞산 뒷산을 쩌렁쩌렁 울린다. 토실한 올콩들이 사방으로 콩콩 튄다. 작은 솟을대문을 열자 오래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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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을 읽다 / 김만년 2016.03.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않을까 싶다. 이만한 수준의 수필을 읽어보는 선자의 기쁨이 적지 않았다. 당선자가 앞으로 감동과 깨달음을 안겨주는 더 좋은 수필을 쓰기를 기대하면서 심사의 변을 마친다. 심사위원 : 하길남·한후남 [2015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김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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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주우며 / 김만년 2018.11.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밤을 주우며 김만년 이맘때의 숲은 풍성하다. 열매들은 실팍하게 살이 오르고 다람쥐들은 겨울 양식을 모으느라 분주하다. 툭툭, 시간의 여백을 타고 알밤들이 떨어진다. 몇 알은 개울로 굴러가고 몇 알은 여뀌 풀 틈새로 숨는다. 나는 밤의 행방을 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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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 김만년 2020.07.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마당 / 김만년 고택마당이 윷놀이 판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아낙들이 장작만한 윷을 던지며 덩실덩실 마당춤을 춘다. 좌판이 명절 도드리음식들로 푸짐하다. 인절미 한 조각을 입에 넣고 툇마루에 앉으니 어느새 고향마당에 온 것처럼 마음마저 푸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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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왔으면 좋겠다/김만년 2010.01.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눈이 왔으면 좋겠다. 김만년 눈이 왔으면 좋겠다 먼 하늘로 산란하던 밤새 창가를 어른거리는 그대 온다는 기별 같은 눈이 왔으면 좋겠다 우우 진눈깨비로 몰려다니던 스무날의 어느 길모퉁이에서 설핏 읽어보던 그대 쓸쓸했던 저녁편지 같은 눈이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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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 김만년 2019.03.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둥지 / 김만년 까치가 떠났다. 빈 둥지만 덩그러니 놓아두고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졌다. 둥지는 까치부부가 합심해서 지은 저희들만의 성소였다. 해토 무렵부터 나뭇가지를 총총 뛰어다니며 분분한수다로 집지을 궁리를 하는가싶더니, 어느새 우듬지부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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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년] 겨울, 수색역에서 - 24회 근로자 예술제 대통령상 수상작 2004.12.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겨울,수색역에서 김만년 1 언제부터였을까 물빛 곱다던 수색역은 거대한 공룡들의 습지로 변해 있었다 새벽마다 중생대의 눅눅한 바람이 음습해오는 기관고(機關庫)유전지대에는 등푸른 공룡들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었다 지상 오십미터 상공 조명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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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년 <샘치기> 2017.08.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샘치기 /김만년 벌초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외삼촌댁에 들렀다. '으이. 차가워!' 등목을 쳐주시는 외숙모에게 간만에 천진스런 비명을 지른다. 냉수 한 잔을 마시고 툇마루에 앉으니 앞산에 장끼가 골이 떠나가도록 운다. 누이와 저 앞산에서 꿩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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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그림/ 김만년 2023.06.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아내의 그림 김만년 노인 병동은 적막했다. 핏기없는 시침에 붙박여 천장을 응시하는 눈빛들은 무료하고 공허하다. 인체를 장악한 호스들이 몇 눈금밖에 남지 않은 생들을 가파르게 펌프질하고 있다. 가족들도 처음엔 자주 찾아오다가도 시간이 지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