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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 김분홍 2019.03.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수박 김분홍 넝쿨에 달린 T자처럼 줄무늬 원피스를 입고 다녔지 가끔 솎아내기와 행갈이가 필요한 일상 자벌레처럼 하루 0.9보씩 행보를 늘려나가면 되지 어느 시점에서 폭소가 터질지 모르므로 쉬지 않고 시간을 뱉어내는 흔적들 줄기의 목적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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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 김분홍 2016.01.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우물 김분홍 닫힌 그녀의 눈 풍경을 편집하지 못하지 나선형 계단의 아바네리 쿤다* 천이백 년 동안 자신의 눈을 본 적이 없어 내 안이면서 네 안 같은 내 안의 깊이가 그녀의 마음보다 더 깊을까 얼마나 깊은지 좀처럼 바닥을 드러내지 않았어 물줄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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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분홍 - 중이염 2020.10.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중이염 김분홍 어느 기지국 이야기일까 연필에 붕대를 감아 놓으면 면봉이 될 수도 있겠지만 상대의 말 펀치를 막아 내기엔 어휘력이 부족하다 달팽이관에 출입문이 닫혔다는 의사의 처방전에 폭설이 내렸다 그는 내가 면봉을 들고 있으면 오른쪽 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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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분홍 - 아지랑이 서체 / 감상 - 채상우 2020.04.1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이종성, '아지랑이 속에' 아지랑이 서체 - 김분홍 욕망은 가벼워요 허공을 흔들어 놓고 사라지는 연기처럼 욕망이 피어오르고 있어요 나를 구불구불한 길에 가두고 있어요 나는 불길이 되어 가요 새싹은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 그 속엔 일기장이 펼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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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분홍 시인 2016.08.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호수의 입 (외 1편) 김분홍 호수는 한 번도 제 입을 연 적이 없지 호수는 분수 상상에서 출발해 내가 의뭉해서 돌팔매질을 당하면서까지 침묵하는 건 아니야 호수의 풍경으로 입주한 분수에게 옥수수를 주문했더니 팝콘이 터져 나오고 터진 치맛단을 꿰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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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사 계단 / 김분홍 2020.08.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오데사 계단 김분홍 한 발 한 발 스텝을 섞듯 말을 섞는다 서먹해진 관계를 좁혀 보려고 빠른 걸음으로 따라붙어 보지만 당신의 혀는 양파 속이다 내가 백 미터 다가가면 당신은 백 미터 후퇴한다 당신은 수직이고 나는 수평이기 때문에 우리의 간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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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분홍, 끝까지 서랍 2022.03.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끝까지 서랍 김분홍 칸칸의 마디를 여닫는 명분이 많은 어둠에도 손잡이가 있을까 네모의 귀퉁이를 가졌기에 삼각 김밥의 의미와는 다른 모서리가 있을 거야 닫힌 서랍은 비밀이 열릴까 봐 초조하고 열린 서랍은 무엇을 증명하려고 애썼지만 비밀은 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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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기 외 1편 /김분홍 2017.11.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만보기 외 1편 김분홍 안개가 도처에서 염문을 뿌리고 있다. 나는 안개를 걷고 있다. 우린, 끊임없이 집착하는 사이 그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 만보기를 차고 가을이 온다. 가을은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떠나고 싶은 건 매일 밤 악몽에 지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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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의 입관 /김분홍 2017.10.2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폭염의 입관 김분홍 폭염에게 산소 호흡기를 씌워줄까 산소 호흡기를 쓰고 숨이 멎은 나처 럼, 여긴 춥고 날카롭다. 어디선가 살쾡이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천국과 이승의 경계에서, 산 자 와 죽은 자가 만나 사람에서 사람을 빼면 남는 건 육신인가 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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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가지가 흔들릴 때 / 김분홍 2019.09.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복숭아 가지가 흔들릴 때 / 김분홍 고이는 곳이 많은 엉덩이는 아름답습니다 흔들리는 엉덩이 속엔 산비탈 풀벌레소리가 고이고, 자벌레 걸음이 고이고, 한낮의 하품과 달의 부끄러움이 고인 흔적이 있습니다 말똥구리가 바닥을 말아 올리듯 엉덩이는 공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