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검색 본문
카페글 본문
-
5월에 관한 시모음 47) 2024.05.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잃고 쓰러져 갔다 절망이 엎딘 유역에 결빙되어 흐느끼던 슬픔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나는 비극의 범주에 갇힌 채 멀거니 겨울의 심안을 직시할 뿐이었다 4월에도 진눈깨비는 흐득흐득 내렸다 그리고 목련까지 꺼이꺼이 울면서 낙화해 갔다 상처만...
-
Re: 댓글에 달린 파일로 올려주세요(정재숙 님) 2024.05.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웃고 있었지 너는 나의 얼굴을 하고 끝내 벗어나지 못한다 이참에 아예 얼굴을 바꾸어 볼거나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일이 나를 멀거니 쳐다보고 있다 우리 우리 나는 우리를 얻었다 얼굴이여 그저 그렇게 늘 나만 바라보고 있어다오 걸었다 정재숙 결국 네...
-
<시의 씨앗을 뿌리자> 낭송시 모음 2024.05.1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군용트럭 긴 행렬 바라보았다 그해 5월 아직 덜 익은 보리밭 조선낫으로 죄 없는 보리이삭 후려치며 허공 후려치며 밭둑에 멀거니 서 있는 수양 버드나무 조선낫으로 찍었다 그해 5월 나 석우리 사는 한낱 농민이었다 ― 5월광주 민중항쟁 시선집 <누가...
-
유리창 2024.05.2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창에 닮은 듯 낯선 늙은 사내가 똑같은 자전거를 타고 있다 누구일까? 이춘덕 이놈 많이도 변했네 허 참, 오래된 사람일세 잠시나마 주름살로 꾸겨진 새 유리창 멀거니 쳐다보다 쑥스러워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찌그러진 관상 쪼그랑박 인생도 또 새 봄이다
-
세탁기가 돈다. 2024.05.2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잠자리에 누어 몰래 슬퍼하면서 까만 밤 까만 꿈을 꾸는 짐승 알몸을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듯 산듯한 기분처럼 아침이면 멀거니 내다보이는 차창 밖을 바라보며 내게도 오리라는 행복을 꿈꾸며 뒤틀린 배알 달래는 냉수 한 사발이 시원한 행복을 느낀다...
-
第 三十三章 神機鬼計 2024.05.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이거 얼마요?” 가게 주인은 이제 중년을 조금 넘긴 사십대의 사내였는데, 그는 철군악과 송난령이 한없이 부러운 듯 멀거니 그들을 쳐다보고 있다가 철군악의 물음에 비로소 퍼뜩 상념에서 깨어났다. 그는 몸에 밴 버릇대로 공손히 허리를 굽히며 얼른...
-
유니버스_변가영 2024.05.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퇴근한 저녁 함께 바라보던 야경은 빽빽한 빌딩 숲이었다. 윤슬이 아름답게 빛났다, 너무나도 가까이서. 여긴 23층인데? 멀거니 믿을 수 없는 풍경만 바라보고 있던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쾅쾅. 손이 있었다면 초인종을 눌렀을 텐데, 나와...
-
시나리오, 쇠똥구리 3 2024.05.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응, 그건 그렇다치고, 직업거지는 아니신 것 같고, 떼거지들한테 걸리면 당신 온전치 못해요. 떼거지가 뭔지 알아요?” 춘화 멀거니 도만을 쳐다본다. 춘화의 뱃속에서 꾸루룩 소리가 난다. 도만 “모르는 모양이군. 내 당신 인물이 아까워서 충고하요만...
-
육조단경_21. 西方, 서방극락 2024.04.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돈법(無生頓法)을 깨치면 서방정토를 찰나에 볼 것이요, 만약 돈교의 큰 가르침을 깨치지 못하면 염불을 하여도 왕생할 길이 멀거니, 어떻게 도달하겠는가?” 육조께서 말씀하셨다. “혜능이 사군을 위하여 서쪽 나라를 찰나 사이에 옮겨 눈앞에 바로 보게...
-
희비 1~10 2024.04.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간절히 기도했다. ~~~~~~~~~~ 이만큼 살면 8. 어버이날 다가와 카네이션 진열했네 이 꽃을 달아드릴 부모님 안 계시니 멀거니 바라다 보며 슬퍼지는 마음아 그때처럼 사무친 감사와 고마움을 잊어가는 아이들 고달픔 없어설까 내 가슴 달아 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