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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3 2022.11.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달큰한 치자꽃 향기에 숨이 막혔다. 아무 걱정 없이 행복했던 그런 날도 있었다. 이듬해 아버지는 감옥에 끌려갔고, 나는 아버지를 잃었다.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불행했다. 광주교도소에 있다는 걸 알았지만 만날 수 없는 아버지는 없는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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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정 시인 2022.08.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번도 치자나무에 꽃 핀 적이 없다 뒤통수에 수은이 드문 드문 벗겨진 거울을 피해 나무들이 숨을 멈춘 채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지친 식탁이 내 늑골 안으로 몸을 구부렸다 밤이 지나가고 문밖의 아침이 검은 추를 끌며 지나가고 빈 의자에 앉아 밖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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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서 8장 2022.10.0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버릴 거미줄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지. 8:15 그가 자기 집을 의지하더라도 그것이 서 있지 못하고 굳게 잡아도 집이 보존되지 못할 것이다. 8:15 기대어 살고 있는 집도 오래 서 있지 못하며, 굳게 잡고 있는 집도 버티고 서 있지 못할 것이다. 8:15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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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시인 작품 2022.11.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짙은 치자 빛깔이 보리 빛과 섞이어 번진다 햇살 숨으면 보리 밟던 사람들 선술집 찾아 헤매고 들녘에는 앞바람이 성큼 겨울을 밀어 낸다 사방이 새싹 틔운 볼 붉은 날에. 13. 옥수수 김민우 아무리 넓어봐야 너 댓 평 남짓 그 중 반 이상 돌과 자갈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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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인의 징후 독법 |이설야, 낮은 생명의 판타지 리얼리즘 - 김응교 2022.11.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재봉실이 거미줄처럼 계속 풀려나왔다. 엄마가 손목에다 칭칭 감곤 하면. 발정 난 도둑고양이. 아기 울음소리가 귓속을 파고들던 밤. 잠결에 아버지에게서 빠져나온 엄마의 거뭇한 아랫도리를 보았다. 피 묻은 내 얼굴이 간신히 통과한 곳, 세상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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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두 번 째 시집 『춤추는 캐리커처』가 2023.01.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출렁이는 거미줄은 떠나간 여린 발자국들과 떨어진 꽃잎 매달고 팽팽한 긴장이다 초록색 그네와 발간색 그네가 흔들림에 지겨워져 바람 빠진 공을 불러낸 놀이터에는 무당벌레 저 혼자 놀다가 지쳐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입술 터진 모래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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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외 부산 문인회 창작자료 2022.11.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떨어진다. 치자꽃 하얀 꽃이 입술 깨물어 빨갛다. 입술 / 이홍섭 수족관 유리벽에 제 입술을 빨판처럼 붙이고 간절히도 이쪽을 바라보는 놈이 있다 동해를 다 빨아들이고야 말겠다는 듯이 입술에다 무거운 자기 몸 전체를 걸고 있다 저러다 영원히 입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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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고개 동인지 2호 (수필부문) 2022.10.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진다고 치자. 하지만 결혼을 계기로 하여 맺게 된 남편이나 아내의 가족들과의 관계는 갑작스럽고 새롭다. 시댁이나 처가라는 단어가 편안한 느낌이기보다 조심스러운 까닭도 그 갑작스런 비 혈연때문일 것이다. 하물며 시댁도 아니요 처가도 아닌 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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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초등학교(냥냥군 10회) 2022.09.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무조건 거미줄에 날아다니는 애들이 걸리잖아” 하니 “응” 한다. “돌돌 말아서. 선생님이 ‘거미와 파리’안 읽어줬니? 시커멓게 생긴 책이었는데. 기억 안나?” 하니 “네” 한다. “안 읽어줬을 수도 있겠다. 다음에 가져와봐야겠다.” 하니 “나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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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의 드로잉 북 1-5 2022.09.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하얀 치자 꽃과 탱자나무 울타리를 돌아 한적한 길을 따라간다. 대문을 나서면 오른편에 저온창고가 있고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들과 빈 땅도 보인다. 담벼락에 노란색으로 검역을 확인했다는 표시가 되어 있는 축산 농가로 들어서면 감나무와 작은 장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