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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애 시인 2022.10.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나는 두 겹의 방에서 삽니다 막을 파내려가 거기/강신애- 종일 흰 무덤 목련꽃이 실수로 印畵한 저쪽 바라보다 퇴근한다 자곡동 성남 분당 몇갈래로 흩어지던 마음 모아 탑성마을에 내리면 깊은 숨 몰아쉬는 숲 위로 잠언처럼, 떠오르는, 방 후들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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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주제로 한 시 모음 (1) 2022.10.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흘린 눈물 우리가 털어낸 고통의 비늘들 발 밑으로 가서 어느 순간 거름되어 우리 몸 속에 스며들거야 다시 한 번 화사한 꽃 한 송이 피워올릴 힘이 될 거야 차창 밖의 빗소리가 또 한 번 커다란 물방울이 되어 부풀어오른다. -비/신경림- 아내가 고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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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과니 시인 2022.10.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그 악보 속에서 기름지고 윤기 나는 오선지에 합선돼 전깃줄에 발이 묶인 참새들 화려한 지절거림이 횡단보도의 흑백 건반 울리며 건너갈 때 이 도시의 얼굴은 귀만 달려 있다. 그래서 눈이 멀어 정시 정각을 제대로 찌르지 못하는 시곗바늘. 때문에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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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신춘시와 심사평(2) 2022.10.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햇빛줄기를 나눠먹었고 발끝마다 매달린 검은 노예들도 입을 벌렸다 요즘은 늘 다니던 길을 잃는 사람들이 많아 표지판은 너무 많은 곳을 가리키고 신호등은 가만히 있으라는 신호만 보내지 도시 곳곳에 설치된 늪지대를 지나다가 영혼을 자주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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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주제로 한 시 모음 (13) 2022.10.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하루에 두 번 바다의 조곡(弔曲)이 연주된다 희고 부드러운 모래펄에 그려진 바다 악보 비단조개가 맨몸으로 그린 오선지 동생은 모래펄에 발자국 찍으며 먼 바다로 떠났다 흑점으로 박혀있는 악보 눈알 같은 온음표들 그가 고치고 고친 빛바랜 미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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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숙 시인 2022.09.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매운 눈물이 빼곡하다 건조주의보가 길어질수록 점점 더 바싹한 절명시(絶命詩)를 쓰는 겨울 푸석한 기다림이 죽기 전에 조금만...씨의 농장에는 개가 네 마리 있다 암컷 한 마리에 수컷 두 마리 술 먹으면 개만도 못해 아내에게 개취급 받는 박 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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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오 시조집『국수』에 붙여 2022.10.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한 줄기 연기가 된다는 뜻을 말하고 있으며, 둘째 수에서는 아무리 살아 이름을 드날리며 권력을 누리던 고승도, 제왕도 다 향불의 연기가 넋만을 업고 저승길에 들어간다고 하고 있다. 이는 다분히 유교의식에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셋째 수는 한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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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주제로 한 시 모음 (14) 2022.09.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한 줄기는 강물이 되어 끝끝내 바다에 닿는다 -이 비 그치면/고두현- 비 그칠 줄 모르는군요 남녘 바다에서 온몸 물방울 달고...물보라 장마처럼 쏟아지는 꽃비 당신 슬픔 때문에 내 슬픔 두 배가 되듯 언젠가 당신 기쁨으로 내 기쁨도 배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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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희 시인 2022.08.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미역줄기들 견내량 세찬 물길에 소용돌이로 붙어살다가 12첩 반상에 진수(珍羞)로 올려 졌다고 했던가 깜깜한 청력으로도 파도...올라와 물결이 된다 파도가 지날 때마다 온몸으로 흘려 쓰는 해초들의 수중악보 흘려 쓴 음표라고 함부로 고쳐 부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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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순 시인 2022.08.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은수저 두 벌 만져보는 보물마다 영롱한 빛깔로 눈부셨다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창고 안의 보물들을 다 꺼내보지 못했다 어쩌면 평생을 바쳐도 다 보지 못할 것이다 붕어빵 가시/이혜순 머리가 희끗한 노인이 이제 갓 걸음을 걷는 아이의 입에 붕어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