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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질문들 / 정영효 2021.04.1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같은 질문들 정영효 폭설에 오랫동안 고립되었다 길이 막혔고 음식은 모자랐고 지금 필요 없는 사람은 누구일까 여럿이 누군가를 의심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서로에게 대다수가 되었다 예외 없이 걷다가 예외 없이 고민했다 사방은 흐릿한데 눈빛은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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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 정영효 2015.10.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가면 정영효 움직였지만 갇혀 있었다 길을 쥔 채 길의 바깥을 외우는 동안 끝없이 끝이 없이 끝을 생각해도 펼쳐지는 밤의 회전을 기억하며 계속 이어지는 뒤를 의심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갈래는 누구의 것인가 지금은 어느 쪽을 바라보는가 어둠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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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 정영효 2020.01.2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거기 정영효 그곳에서는 가장 현명한 사람을 거기라고 부르지 어딘가에 숨어 그곳을 구성하고 있다는 지금 거기가 필요해 너는 거기를 만나보는 게 좋겠다 그곳에서는 자신의 생활을 잃은 이들이 거기를 찾아 언덕을 넘는다 거기는 이름을 빼곤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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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 정영효 2020.01.2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거기 정영효 그곳에서는 가장 현명한 사람을 거기라고 부르지 어딘가에 숨어 그곳을 구성하고 있다는 지금 거기가 필요해 너는 거기를 만나보는 게 좋겠다 그곳에서는 자신의 생활을 잃은 이들이 거기를 찾아 언덕을 넘는다 거기는 이름을 빼곤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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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 / 정영효 2013.11.2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근시 정영효 그때 우리에게는 횃불이 필요했다 마노로 만들어진 탑을 찾아가는 길이었고 빽빽하게 늘어선 교목들 너머에서 저녁을 멀리서부터 모으는 개의 짖음을 들었을 때 누군가는 자꾸 걸음을 놓치고 있었다 밤이 가까워져도 신기한 윤이 난다는 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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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 정영효 2020.01.2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거기 정영효 그곳에서는 가장 현명한 사람을 거기라고 부르지 어딘가에 숨어 그곳을 구성하고 있다는 지금 거기가 필요해 너는 거기를 만나보는 게 좋겠다 그곳에서는 자신의 생활을 잃은 이들이 거기를 찾아 언덕을 넘는다 거기는 이름을 빼곤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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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 정영효 2013.10.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독감 정영효 독감에 걸린 새들의 고향은 멀다 버릴 수 있는 것들을 상의한 후 계절의 뒤를 찾아 그들이 어둠을 짚을 때 바람은 시린 부리를 기억하며 두통을 앓고 날개의 끝에서 시작된 새벽이 인간의 지붕으로 내려앉지만 독감으로 뒤척이는 내가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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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 정영효 2013.03.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계단 정영효 어쩐지 명분이 부족하다 처음에 언덕이 있었을 테고 누군가 언덕의 꼭대기에서 닿지 못하는 형상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무리를 바치는 제단이나 위인을 받드는 단상을 쌓았다면 거기로 통하는 계단은 무릎이 복종하는 입구였던 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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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 / 정영효 2013.03.1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교제 정영효 한 학자를 사귀기 위해 펼친 책 그곳에서 밤은 깊어진다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은 그의 정의 속으로 달아나버리고, 나는 뇌신경 안 어느 골목을 배회하는 19세기 학자 몇과 20세기 학자 몇을 데려와 그와 대화를 나눈다 말하자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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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 / 정영효 2013.01.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성냥 정영효 자국을 채우면 무너질 교각을 불이 건너고 있다 마침내 확신에 도달하는 가정처럼 온전한 빌미를 딛기 위해 불이 형체를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탄생의 함정에 가까워지는 건너편 사라질 직전까지 자리를 겨냥해야 하는 위기 불이라는 것 사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