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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절로 오지 않는다 / 이 광 2024.05.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꽃이 있어 새봄은 뜻을 세우고 있는 힘껏 펼쳐낸다 2. 아, 그땐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길 판* 꿋꿋이 세운 꽃대 앞장서간 길을 따라 다함께 외친 그 이름 물려받은 봄이 온다 *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따옴 - 《시와소금》 202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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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독경 / 민병도 2024.05.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뒤에 처져 놓친 문장 더듬고 어떤 것은 혀 깨물어 밑줄 쳐 되씹으며 서책에 오르지 못한 불립문, 경을 읽는다 글자와 만난다고 어찌 다 경이 되랴 생각을 내려놓고 돌 읽는 물의 독경 내 언제 몇 생을 살아 저 물소리에 닿을까 - 《시와소금》 202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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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 걸쳐 입고 / 강경아 2024.05.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문을 여니 짙은 향기 자욱하다 가을빛 걸쳐 입은 국화꽃 한 무더기 삼천 원 몸값 너머로 저리도 환한 뜨락 장가간 아들에게도 안 해 본 고맙단 말 너에게 고맙다고 연신 어루만진다 오늘은 가을볕 한 줄기 꺾꽂이를 하고 싶다 - 《시와소금》 202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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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손영희 시인 2024.05.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두려움과 망설임, 후회와 결연한 의지 강을 건너기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가 저 건너 우두망찰 서 있는 나에게로 가는 길 -《시와소금》 2024.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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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 김세진 2024.05.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나의 발길 사뿐히 닿은 거기 거기 있어 줄래요 그대 있어 줄래요 바람이 산비알을 넘고 붉은 노을 질 때까지 거기, 나의 마음 지그시 닿은 거기 거기 있어 줄래요 그대 있어 줄래요 생각이 꽃자리 되고 긴 노래가 될 때까지 - 《시와소금》 202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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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임] 폐점閉店 외 1편 (시와소금 2013년 여름호) 2013.06.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폐점閉店 외 1편 서정임 적막이 요란한 늪이다 묘혈이다 번호대기표를 받고 줄지어 들어선 사람들을 모조리 몰아내는 북풍한설은 어느 날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쉴 사이 없이 열렸다 닫히는 자동문이 미동도 없이 서고 아무도 앉지 않는 의자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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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어의 말 / 유선철 2024.05.2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비틀고 수백 번 까물치고 덕장에 내걸릴 때 맨살로 울었지만 원망이 없었어요 생태계 먹이 사슬도 법이라면 법이니까 아가미 꿰인 채로 꿈조차 말랐는데 방망이로 두들기고 찢어야 맛이라니 죄목이 무엇인가요 이건 아니잖아요 - 《시와소금》 202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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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소리의 집 외 1편 (시와소금 2013년 여름호) 2013.06.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소리의 집 외 1편 박소원 새 건물위로 철근들 촘촘히 허공을 뚫고 오른다 철근이 허공으로 끌려가는 소리들 더 가볍고 날카로워지는 오후 좁은 복도 끝에 복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밟고 죽은 아이가 위태롭게 오르내린다 나는 냉기 든 가슴을 기우리고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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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영] 춤 외 1편 (시와소금 2013년 여름호) 2013.06.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춤 외 1편 서주영 '어떻게 움직이는가’보다 ‘왜 움직이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아찔한 절벽 끝에서도 손 내밀 줄 모르는 바늘처럼 촉각 선 나날들 가슴 깊숙이 적체된 수만 가닥 속울음에도 탱자나무 가시보다 억센 돌기가 돋는다 만분의 일 초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