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검색 본문
카페글 본문
-
겨울꽃 / 전재섭 2014.04.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겨울꽃 전재섭 한겨울 햇살이 내리며 전설의 섬이 꿈틀댄다 이파리들 다 버리고 우뚝 서 있는 나목의 줄기마다 젖꼭지처럼 톡톡 부풀어 오르는 생명의 성장점 딱따구리는 검은 부리를 세운다 노랑부리백로 내려앉아 에코로 울고 순백의 서리꽃 햇살에 녹아...
-
설중매/ 전재섭 2014.04.0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설중매 전재섭 첫눈 오는 날 첫눈에 반해 사랑이 펑펑 내린다 눈은 펑펑 내리고 사랑이 푹푹 쌓이는 밤 달빛 아래 피어나는 선홍색 도발적인 꽃잎 입을 우~하고 내미는 그녀의 입술이다 입술을 내밀고 서늘한 눈매가 이우는데 하얀 드레스 위에 점점이...
-
소년 5/ 전재섭 2014.04.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소년 5 ― 순경 두 사람이 찾아왔다 전재섭 고척동 능골 산자락 닭을 키우는 빈 계사 철망에 황토를 바르고 한 소년이 살고 있었다. 처서가 지나 찬비 내리 는 어느 날 한밤중에 순경 두 사람이 찾아와서 막무가내 로 파출소로 연행했다. 첫닭이 울었다...
-
어머니 1/ 전재섭 2014.04.0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어머니 1 전재섭 음력으로 정월 스무사흗날 북풍이 부는 저물녘에 집에서 어머니를 찾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집 앞을 흐르는 시퍼런 강물을 건너오신다. 아버지께서 물으셨다.“ 어머니는 어 디 가셨느냐?”고, 한참을 찾아 헤매는 나를 보고 핸드폰 을...
-
바람 1/ 전재섭 2014.04.0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바람 1 전재섭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는 싫다 야호! 하고 외쳐도 메아리가 없는 산은 더욱 싫다 미풍이 불면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조곤조곤 소곤거리고 강풍이 불면 아! 세다 산이 무너져 내리겠다 놀랍다! 놀랍다! 하고 외쳐야 한다 나는 봄...
-
인생길/ 전재섭 2014.04.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인생길 전재섭 우리 인생의 기찻길에서 타고 내리는 시간은 조금 다를지라도 헤어질 시간이 오면 서로 인사하며 가세 잘 있게, 잘 가게 정거장마다 누군가는 내리고 누군가는 또 타고 하차 지점까지 웃으며 그냥 가세 어차피 쭉 뻗은 평행선 너머 길은 산...
-
소년 4/ 전재섭 2014.04.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소년 4 ― 손목에 수갑을 채운다 전재섭 독학하던 소년 시절의 이야기다. 청계천 세운상가 뒷골 목 전파상에서 라디오를 샀다. 음질이 너무 좋지 않아 바꾸기 위하여 다시 갔는데 골목이 미로처럼 헷갈린다. 순경이 와서 자기 손목과 내 손목에 수갑을...
-
소년 6/ 전재섭 2014.04.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소년 6 ― 달빛과 눈빛 사이에 그가 서 있다 전재섭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인왕산 산동네 노부부가 살던 무 허가 단칸방에 얹혀살던 소년 시절 이야기다. 등잔기름 조차 떨어진 밤 흰 눈이 푹푹 쌓이고 밝은 달이 떠오면 소년은 산에 오른다. 산새 한 마리...
-
그대 그리며/ 전재섭 2014.04.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그대 그리며 전재섭 언제부턴가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바다를 담을 호수를 만들고 동트는 아침의 이슬방울 주워 모아 남으로 창을 낸 오두막을 지었어, 그대를 위하여 창가에 심은 청매화 무르익을 제철인데 그대가 없어 저 홀로 피다 질 운명이...
-
아름다운 영혼/ 전재섭 2014.04.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아름다운 영혼 전재섭 소녀야! 넘치는 물량은 결코 향기로울 수 없다. 법정스님은 영혼에 불을 밝히고 항시 깨어 있었다. 사람의 영혼을 적시는 맑고 투명한 주옥같은 잠언들과 밤하늘의 별 같은 법정이란 이름을 남겼다. 소녀야!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