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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락 / 정끝별 2023.04.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와락》 / 정끝별 반 평도 채 못되는 네 살갗 차라리 빨려들고만 싶던 막막한 나락 영혼에 푸른 불꽃을 불어넣던 불후의 입술 천번을 내리치던 이 생의 벼락 헐거워지는 너의 팔 안에서 너로 가득 찬 나는 팅 빈, 허공을 키질하는 바야흐로 바람 한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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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에렉투스 / 정끝별 2023.03.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호모 에렉투스 정끝별 의자를 밟고 책상을 밟고 책장꼭대기에 꽂힌 갈매기의 꿈을 손에 쥐려는 순간 폭탄처럼 날았다 두 발을 떼고 두 팔을 퍼덕이다 한발 먼저 추락한 한 발이 바닥에 깨지고서야 부서진 한 발은 종교가 되었다 성물처럼 깁스붕대로 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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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 - 정끝별 2023.04.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밀물 정끝별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 시집 [흰 책]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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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커의 발/정끝별 2023.04.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멜랑콜리커의 발/정끝별- 가만한 발에 검정 바다가 왔다 그만이라는 발바닥에 가장 검정 바위가 알을 슬었다 작은 뭉게구름은 백 톤에서 천 톤의 무게다 사십 마리에서 사백 마리의 코끼리가 하늘에 떠 있다는 거다 그러니 구름은 가벼워서 뜨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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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을 뜯다><밀물>/정끝별 시 2023.04.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닻을 내린다 벗 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작가 소개)정끝별:1964.전남 나주 출생.시인.대학교수.1988>문학사상> 신인상에 시<칼레의 바다> 1994<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평론 <서늘한 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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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정끝별 2023.06.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소 눈이라든가 낙타 눈이라든가 검은 눈동자가 꽉 찬 눈을 보면 처진 눈의 내가 너무 눈을 굴리며 산 것 같다 남의 등에 올라타지 않고 남의 눈에 눈물 내지 않겠습니다 타조 목이라든가 기린 목이라든가 하염없이 기다란 목을 보면 목 짧은 내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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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끝별 시인의 대표 시 모음 2022.11.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밀물 / 정끝별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은는이가 / 정끝별 당신은 당신 뒤에 ‘이(가)’를 붙이기 좋아하고 나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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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끝별] 밀물 2023.01.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밀물/정끝별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출처: 정끝별, <흰 책>,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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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차를 마시며 / 정끝별 2023.06.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시 쓰는 후배가 인도에서 사왔다며 건넨 장미차 보랏빛 마른 장이들이 오글오글 도사리고 있다 잔뜩 오므린 봉오리를 감싸고 있는 건 연두 꽃판이다 아홉번을 다녀갔어도 후배의 연애는 봉오리째 차마 열리지 못했는데, 그게 늘 쓴맛이었는데 찻물에 마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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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정끝별 2023.06.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동물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정 끝 별 (1964~ ) 소 눈이라든가 낙타 눈이라든가 검은 동자가 꽉 찬 눈을 보면 내가 너무 많은 눈을 굴리며 산 것 같아 남의 등에 올라타지 않고 남의 눈에 눈물 내지 않겠습니다 타조 목이라든가 기린 목이라든가 하염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