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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 정영효 2015.08.1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발생 정영효 병이 나은 뒤에 아픈 게 기억날 수 있다 장막이 닫힌 뒤에 연극이 보일 수 있다 저녁이 되어서야 창문이 다가오듯 이미 지났으므로 시작되는 계단 끝에 닿은 다른 입구, 의심에 도착해 있는 다른 증거 거기서부터 생각이 만들어지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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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정영효 2016.06.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확장 정영효 구멍난 사람이 걷고 있었네 아이들이 거기에 손을 넣기도 하고 새가 집을 만들기도 하고 왜 하필 구멍이냐며 궁금해 하는 이도 생겼 지만 구멍 난 사람은 구멍으로 충분히 보여준 것 구멍은 알 수 없는 이유를 갖기도 하는 것 묻는 걸 몰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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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정영효 2013.02.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밤길 정영효 반성할 일이 없어 일기를 쓰고 있을 때 안을 떼어놓은 창문 밖으로 눈은 허공에 채도를 긋는다 어둠의 차가운 체온으로 가득 찬 방 나는 빈 병처럼 바닥에 엎어져 낡은 시집 속 활자를 비벼 몸을 녹이고 행과 행 사이로 여행한다 모닥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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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줄만 알았던 '엔低', 일본을 가난하게 만들었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2021.08.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이후 10~40% 올랐지만 일본만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 기준 일본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한국보다 10% 낮아졌다. 사사키 도오루 JP모간체이스은행 시장조사본부장은 "일본의 임금 수준은 신흥 개도국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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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정영효 2013.02.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독감 정영효 독감에 걸린 새들의 고향은 멀다 버릴 수 있는 것들을 상의한 후 계절의 뒤를 찾아 그들이 어둠을 짚을 때 바람은 시린 부리를 기억하며 두통을 앓고 날개의 끝에서 시작된 새벽이 인간의 지붕으로 내려앉지만 독감으로 뒤척이는 내가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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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정영효 2013.04.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계단 정영효 어쩐지 명분이 부족하다 처음에 언덕이 있었을 테고 누군가 언덕의 꼭대기에서 닿지 못하는 형상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무리를 바치는 제단이나 위인을 받드는 단상을 쌓았다면 거기로 통하는 계단은 무릎이 복종하는 입구였던 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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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준비하는 마을…'일본 소멸'의 현장을 가다②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2022.05.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日 지자체들 이주자 유치해 마을 존속 사활걸 때 나카츠에 "마을을 품위있게 사라지게 하자" 운동 인구쟁탈전 벌여도 재정만 파탄..주변시에 합병 규슈 정중앙 입지에도 성장의 맥 끊겨 "차라리 남은 사람끼리 편안하게 살자" 인구가 1명 남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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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성냥/ 정영효 2020.08.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성냥 정영효 말하자면 재빠른 판단 같은 것이다 툭, 하는 순간 자국을 채우면서 무너질 교각을 건너는 마침내 확신에 도달하는 가정처럼 온전한 빌미를 딛기 위해 형체를 추적하는 함정에 가까워지는 건너편과 사라질 직전까지 자리를 겨냥해야 하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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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 / 정영효 2021.10.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해결책 정영효 동굴을 지날 때까지만 침묵하기로 했다 우리는 너무 많은 말을 했으므로 자주 의심했고 너무 빠르게 계획했으므로 늦게 도착하고야 말았다 같은 곳에 있어도 같은 곳을 보지 않았다 누군가 소리친다면 돌아올 듯한 울림, 동굴의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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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 / 정영효 2013.12.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근시 정영효 그때 우리에게는 횃불이 필요했다 마노로 만들어진 탑을 찾아가는 길이었고 빽빽하게 늘어선 교목들 너머에서 저녁을 멀리서부터 모으는 개의 짖음을 들었을 때 누군가는 자꾸 걸음을 놓치고 있었다 밤이 가까워져도 신기한 윤이 난다는 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