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검색 본문
카페글 본문
-
종이 쌀 / 조성문 2024.06.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종이 쌀 조성문 잿빛 성깔 찌푸리다 성근 눈발 흩날린다 갈데없이 쌀 점치는 살알 같은 싸라기눈 손 곱아 부르튼 입술 반나마 허리 꺾인다 부치고 겨운 무거움 그 어디에 부려놓나 모지라진 옷단이다, 말수 부쩍 줄어들고 길 건너 신호등마저 식솔인 듯 목...
-
호랑가시, 붉은 - 조성문 2024.05.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호랑가시, 붉은 조성문 눈 감으면 갯물 닿는 반도 끝 그 언덕바지 눈바람 상처 보듬고 홀로 두고 훌쩍 떠났네 보고픈 반지라운 낯 오늘 별빛이 미끄러진다 조성문 200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
배풍등아 배풍등아/ 조성문 시인 2024.06.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흰 깃대에 깃털이며 둥그런 코르크까지 셔틀콕 닮은 가시내 강스매싱 재바르다 볕 좋이 잔바람도 자서 한 판 더 뜨자 졸랑대고 이물없이* 까부는 걔 첨 만나 깜짝 놀랐지 한가을 우려낸 길목 땀벌창 치고 받았지 어느새 산수유처럼 붉힌 낯 보고나 싶다...
-
동백꽃 법당 / 조성문 2024.04.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동백꽃 법당 조성문 단청수 눈매 지긋이 절집 한 채 들여놨다 죽로차 끓여내는 대숲 울 눈발 친다 염주 알 굴린 멀구슬 인적 끊긴 밤도 깊다 일천오백 절터 동백 큰 스님 들어오셨나 돌탑마저 반 무너지고 푹석 허물어지듯 짙붉게 불타는 공양 홀연 생목...
-
조성문 시인의 <마장동 뒷고기집> 외 2024.03.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마장동 뒷고기집 조성문 먹잇감 갓 숨통 끓는 야생의 사냥꾼 서넛 물컹 날간 야들 천엽 천연스레 씹고 있다 불콰한 조명등 아래 하도나 유쾌하다 살도 뼈도 바르다 손가락 잘린 그날도 왁자지껄 헐한 골목 돌아앉은 뒤태 보라 칼잡이 개기월식처럼 늦가을...
-
처녀비행, 큰뒷부리도요새의 / 조성문 2024.02.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처녀비행, 큰뒷부리도요새의 조성문 눈 아래 뭍 나이로 겨우 만 다섯 달 열하루 동안 내내 날갯짓 쉬지 않고 속 비워 더 가벼워진 알래스카발 뉴질랜드행 시속 60km 바람 가른 13,570km 종단자 길라잡이 별을 좇아 점묘법 찍고 오는 하굿둑 도요새 무리...
-
천장遷葬 / 조성문 2023.11.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천장遷葬 조성문 가지 마라 부여잡은 꽃구름의 정조로35번길 소리마다 귀로 운다 땅이 울고 하늘 운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 옮긴 맘결 뒤돌아보고 달빛도 배다리 놓아 물길 건너 행궁한다 수원화성 테마 시집 《물고을 꽃성》2023. 오늘의시조시인회의
-
가도 가도 그리운 평창길 / 조성문 2023.10.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가도 가도 그리운 평창길 조성문 봄이라 꽃핀 게 아니라 그대로의 봄이 옵니다 흥정에서 금당으로 큰 내 이뤄 흘러들고 드높고 맑은 물소리 그분의 음성입니다 산천어 몰고 오는 깊고 푸른 쩌렁 산에 오엽송의 당신 품새 높새 따라 번져가는 고매한 자작...
-
모감주나무, 샛노란 / 조성문 2023.10.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모감주나무, 샛노란 조성문 이따금 검은등뻐꾹새 울음마저 다져놓고 우듬지 바닥 내려와 숨죽여 키 키운 불볕 남보다 앞장서려고 기 쓰지 않는 거다 칡덤불도 가시덩굴도 잔뜩 길러낸 장마 외딴곳 이어가는 그 누구의 필생이기에 한 톨씩 염주 굴리듯 휘장...
-
조성문 시인의 <속칭 쓰레기 행태학적 보도> 2023.09.1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속칭 쓰레기 행태학적 보도 조성문 거짓과 황당한 얘기 퍼뜨린다 가끔 사실도 가짜라고 사과하거나 바로잡지 않는 엄격함 진실은 탐하지 않는 법 입 다물면 잊힐 테니까 낚시로 클릭 수 늘려 광고만이 살길이란다 마이크나 카메라로 펜으로만 재주 부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