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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이루는 말들 외 / 김소연 2024.07.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있다 못다 한 고백들이 정전기가 되어 그 사이로 스며든다 누군가의 발소리가 흠뻑흠뻑 들린다 털이 많은 짐승 하나 아랫도리를...암컷 아닌 수컷의 목울대를 역류하는 물살 늙은 여가수의 비린 목소리를 친친 감노니 잡초며 먼지덩이며 녹슨 못대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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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촌 신흠선생 행장(象村申欽先生行狀) 2024.07.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의병 사이에 틈이 벌어져 장차 분쟁이 일어날 걱정이 있게 되자 공이 글을 지어 효유(曉諭)하였는데 역시 모두들 두려운 마음을 갖고 태도를 바꾸었다. 겨울에 사헌부 지평에 임명되어 영유(永柔)의 행궁(行宮)에 입조(入朝)하였다. 이때는 왜적의 대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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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2024.07.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힘줄로 친친 감고 올라 해바라기보다는 못하게 보이지만 해바라기가 보는 세상은 다 본다 큰 얼굴로 환히 웃는 해바라기 작은 얼굴로 그 턱밑에 딱 붙어서 웃는 눈길보다 더 찬찬히 세상을 본다 (11) 나팔꽃 / 강세화 세상에 제일 먼저 빛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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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선물 2024.07.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수림 사이에서 시원한 바람이 욕실 안으로 불어 들어왔다. 몸을 돌린 그녀는 욕조 안에 손을 넣고 삼매진화를 일으켰다. 곧 물 위로 뿌연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 우강, 갈아입을 옷 있으면 하나만 주세요.” 그녀는 옷을 벗으며 말했다. “ 몽요가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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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누룩뱀의 눈물 / 손세실리아 2024.06.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가졌다는 거 산란 즉시 줄행랑인 대부분의 뱀과는 달리 친친 감고 빙빙 돌면서 따뜻하게 품어준다는 거 그러다가 체온이...마다한 채 새끼들 곁으로 서둘러 돌아온다는 거 저 없는 사이 적의 표적이 될지 몰라 그런다는 거 부화된 새끼가 스르로 길 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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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김응숙 2024.06.1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딱딱하고 완고합니다. 이런 제게도 봄비가 스밀까요? 유리창 너머는 아직 어두웠습니다. 가로등의 희뿌연 반사광 사이로 끊이지 않고 내리는 봄비는 무슨 주문 같기도 했습니다. 봄비가 마른 나뭇가지를 비단실처럼 친친 감아대었습니다. 은근하고 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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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 전국시낭송대회 본선지정시(1번~70번) 2024.06.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사이사이 빠져나가는 물의 아우성 들으며 두려움에 엉켜 돌의 층계 앞에 선 사람들 롱다리 그녀가 돌다리 들어서며 말캉말캉한 말을 한다 ‘나 다리가 떨려서 못 가겠어, 물에 빠지며 어떡행~’ 남자가 말한다 ‘괜찮아~ 내가 건져줄게, 나 해병대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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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외--최호림 2024.06.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어울리는 사이로 산다는 것이 놀라운 일 아닌가요 누구를 위해 희생하는 것 또한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그분을 만나지 않았다면 자갈밭이나 산비탈에 버려진 채 세월이나 죽이며 잊혀 갈 것을 허다한 돌중에 택함 받아 당신과 내가 우리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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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 2024.05.3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거미 죽음을 드리우는 사각은 어둡다 단단한 실로 제 몸을 친친 감고 치명의 목전까지 스스로를 함몰시켜 몰두 밖을 볼 수...거리며 나가려 한다 끝없는 줄을 생산해도 될 별과 별 사이 물리적 공간에 똬리 틀고 있는 동안 밟고 있는 줄은 여전히 견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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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김준현 2024.05.2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있는 나무의 세로쓰기를 통해 독자들의 시선과 호기심을 잡아챈다. 잡아끈 시선과 호기심은 거미 똥꼬에서 나오는 거미줄에 친친 감겨 시를 읽는 내내 독자를 꼼작할 수 없게 만든다. 거미의 목숨을 건 전화선개통식. 그 사이를 채우는 빗방울과 바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