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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풍경에서 새소리를 줍다 / 강성재 2024.05.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있었으리 들어 올려 먼지 묻은 몸체를 닦아본다 봉긋하게 오므린 꽃망울이 입을 열고 찾아온 내리사랑은 꽃 한 송이 피운다 저무는 하늘가엔 운무들의 바라춤 바람의 손을 잡고 풍경이 사는 집 숲에서 맑고 고운 소리 산야로 날아간다 《시조시학》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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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의 꿈 / 이혜숙 2024.05.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시간 쏟아지는 빛 속에 버거운 세상 풍경 두발 딛고 쌓은 스펙 차곡차곡 쌓은 탑도 또다시 삶의 전쟁터 맥없이 주저앉는 누군가 깨뜨려서 팬에다 올려주면 손놓고 가만가만 기다리는 수밖에 뜨거운 프라이가 되어 밥 위에 눌어볼게 《시조시학》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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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약속 / 장인회 2024.05.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내통해온 밀서에 자물쇠를 채워두고 소리 없는 혁명을 몸속에 장전하자 비로소 안쪽 아픔들이 다투어 쏟아졌다 저 여자의 심장을 누가 겨누었을까 붉은 상처까지도 수다로 넘길 나이 사는 일 목메지 말자 던 그 약속에 목을 맨, 《시조시학》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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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島 / 고은산 2024.05.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다독이는 일상을 훔친 파도 날카롭게 날 세워도 바람의 손길마다 노을빛이 묻어나면 그래도 살만하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소리치지 않아도 손 흔들지 않아도 서러워島 외로워島 무서워島 괴로워島 수많은 파랑 사이에 나 그래島 있다고 《시조시학》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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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꽃밥 / 민진혜 2024.05.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켜켜이 누벼 쌓은 시절의 통점들은 맨손인 봄볕에게 아린 곁을 내줬는지 새하얀 미열 앞에서 호흡조차 울컥하다 연기 없는 아궁이 며칠이나 지켰을까 동고비 울음 비벼 눌러 담은 하늘 주발 라일락 달뜬 발효가 허기진 봄, 깨운다 《시조시학》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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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포트 / 조은정 2024.05.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넘칩니다 불투명 일상으로 통로를 막아내면 들썩이는 숨구멍 혼잣말로 해냅니다 열 오른 투명한 아픔 소리로 알립니다 미지근한 어제를 과감하게 버리고 내 속이 가라앉으면 흔들림 줄어들어 끓여낸 나의 중심은 오늘을 시작합니다 《시조시학》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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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雲門 법고 / 장경미 2024.05.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장삼 자락 굳은살 넓혀가는 손아귀 힘을 주어 아득히 멀어질 날들 헹궈내며 지워간다 솔숲을 휘감는 청아한 독경 소리 댓돌 위 고무신 귀 열고 합장한 채 비운 듯 고무신 귀 열고 합장한 채 비운 듯 채워져 가는 깊은 말씀 전해온다 《시조시학》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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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밭 실록 / 김승재 2024.05.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무슨 복에 칭얼대며 떼쓰는 손주 안고 팍팍한 하루살이 백사장에 발품 판다 짧고 긴 궤적을 풀어 삶의 무늬 그리며 몰려오는 오물 더미 내치는 거친 파고 공허한 실루엣을 스르르 싹 쓸고 쓸다 못 쓸려 남은 가슴아 아 뜨거운 모래밭 《시조시학》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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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 김승재 2024.05.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민들레 김승재 240mm 방사포도 뚫지 못한 위용 앞에 콘크리트 옹벽쯤은 우습게 뚫고 왔다 햇볕도 못 찾는 골목 독거노인 웃음처럼 《시조시학》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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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담집 위로 뜨는 달 / 천윤우 2024.05.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새하얀 도화지에 옛 시간 불러보니 오래된 앞마당에 달빛이 가득하다 온 가족 함께 살았던 토담집 그린 뒤로, 한 달에 하루쯤은 엄마가 찾아온다 육신을 돌려주고 보름달로 현현하여 한밤 내 모정의 마음 뿌려주는 저 달빛 - 《시조시학》 2024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