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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 2024.04.2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누군가 창문 흔드는 소리에 깨어 일어나 보니 베란다 밖 그가 어울리지 않게 우람한 덩치를 크게 흔들어대며 울고 있었다 나는 그 옛날 무슨 말 못 할 설운 까닭으로 달빛 스산한 밤 토방에 앉아 식구들 몰래 속으로 삼켜 울던 아버지의 울음을 훔쳐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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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얼마나 오랫동안’‘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비가 와~’이런 시‘’노자와 장자 사이에서‘’다른 세상‘외 여러편-최 승자 시. 2024.04.2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낭자하다. 베란다 앞 낮은 산을 뒤덮으며 패혈증처럼 숨가쁘게, 어질어질 피어오르는 진달래. 눈물이 나 더는 못 보고 쪽문을 소리내어 쾅 닫는다. 어떻게 견뎌야 할지, 내 앞에 펼쳐질 봄 꽃, 여름 잎 가을 단풍, 겨울 눈꽃. 닫혀버린 집안 한구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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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네트의 인정투쟁, 밝음과 어둠의 미학 (서울)[조경숙론] 2024.04.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본다. 빗물이 온 세상을 덮칠 때 음악에 빠져 유영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콘서트의 소제목은 ‘낭만, 너는 자유다’다. 언제는 자유가 아니었던가. 혼자 살기에 언제나 제 마음대로였으면서 ‘낭만’ ‘자유’라는 말에 금지된 장난에 발을 들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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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관한 시모음 39) 2024.04.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난 베란다 너머 꽃이 지고 잎이 피는 사월의 나무들 사이로 아기 새가 엄마 새를 따라서 쪼르르 쪼르르르 날다가 나뭇가지위로 앉았다가 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올해도 나무들은 어김없이 우리들 곁으로 왔다 사월이다 이제 사월의 끝으로 청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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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시집] 시간의 빛깔, 시간의 향기 2024.04.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확인하고 창문에 희움한 빛의 반사에 눈 뜸으로 지속된 존재를 희미하게 의식한다 ─이런 일은 매일 반복 된다 그러나 쫓기면서 살아가는 시간의 마력 앞에 준비되지 못한 그 길을 힘겹게 나서고 다시 제 집을 찾아 돌아가는 무거운 발걸음만 이 세상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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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어린이 기도력, 주제: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아름다운 이야기들 2024.03.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다시 창문을 열어야 했어요. 다른 사람의 등이나 목에 파리가 앉으면 ‘파리 때린다!’라고 말할 틈도 없이 서로를 위해 잽싸게 때렸지요. 맞아서 아파도 “때려 줘서 고마워!” 하는 수밖에요. 너무 우습고 아파서 ‘나 그리워 하늘(I’m Homesick 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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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이른 봄날에 2024.03.2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아파트 베란다 물받이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스럽다. 뒤쪽 도로엔 빗물을 걷어차는 차 소리까지 요란하다. 자리를 박차고 커튼을 젖히니 유리창엔 무늬가 된 빗물이 비바람에 흩어진다. 아직은 찬 기운이 느껴지는 비로 올 들어 세 번째 내리는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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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수제비’‘말랑말랑한 멜랑콜리’‘치매‘’비‘’창호지‘’초콜릿케이크‘’거짓말‘’꽃청춘 이모티콘‘’기린‘외 여러편 - 신 미균 시. 2024.03.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베인다 빗물이 닿으면 베인 곳은 더욱 더 쓰라려진다 - 신 미균 시 ‘ 비 ‘ * 맨홀과 토마토케첩, 천년의시작, 2003 토끼가 산비탈을 급하게 뛰어내려오다 뒷발이 길어 굴러버린다 굴참나무 밑둥과 떡갈나무 사이를 지나 나뭇잎들에 범벅이 되어 동그랗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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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오장환문학상-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 손택수 2024.03.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동안 빗물이 꾸역꾸역 밀려들어오는 구두 빙판길에선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엄지발가락에 꾸욱 힘을 줘야 했던 구두 걸을 때마다 말발굽 소리를 낸다 빼고 나면 다시 들어가 박히고 빼고 나면 또 다시 들어가 박히는 소리 지친 걸음에 박자를 맞춰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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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시집] 혼자 춤추는 異邦人 2024.02.2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아파트 베란다에 놓인 화분에서 일지라도. 경작기(耕作期) 흙 한 줌만큼이라도 꿈의 쟁깃날에 예리하게 갈아야 했습니다. 한 촉 여린 싹으로 곱게 틔워질 내 깊은 속 뜻 표표한 흙먼지에 길게 잠재우고 아 언젠가 갊무리 되어질 여운 육신이여 뜨거운 햇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