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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2013.10.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낙서 글/사빈 이은자 내 손에 연필이 쥐어지면 주변은 온통 낙서장이 된다 지렁이가 기어 다니고 지네발이 춤을 춘다 겹쳐지고 포개지다 튕긴 문구 하나에 굵은 눈물방울이 철퍼덕 엉덩방아라도 찧는 날이면 누구 하나 죽여 놓아야 끝이 난다 볼록렌즈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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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2013.10.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내 사랑/ 사빈 이은자 해질녘 먼 산 그림자에 포근히 안기면 그 안에 졸고 있던 영혼 고이 개켜 두었던 추억의 일기장을 다시 헤집는다 운명처럼 내 안에 젖어든 한 사람 그를 불러들이면 제1막 1장으로 끝날 단막극임에도 지루하지 않고 언제나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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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비 2013.10.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눈물비 글/사빈 이은자 비가 내리면 입안에 갇혔던 아픔 가슴에 고였던 슬픔이 마음을 때려 울린다 빗소리에 공허한 리듬을 얹다 보니 뜬금없이 포차 천막을 때리는 빗소리가 생각나고 그리워지는 것은 또 뭘까 술은 한잔도 못하면서 술꾼들의 심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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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맞이 2013.09.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해맞이 사빈/이은자 자신도 싸 안지 못할 새 가슴으로 무엇을 품고자 예와 가부좌를 틀었는고 모래알 같은 인연들 조족鳥足처럼 총총해도 같은 그림은 없더라 신화 속 영웅이라도 잉태 하려는가 훅~ 불기둥에 빨려든다 동왕을 접신하는 사제의 요령搖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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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 ⑥ 2013.09.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그리움 ⑥ 사빈/이은자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그대의 환영幻影 내 곁에 바싹 끌어다 앉혀 봅니다 아직도 그대의 입김이 묻어 날 것만 같은 찻잔에 쪼로록 찻물을 떨구면 다정한 당신의 음성까지 가득 담기는 듯합니다 나직이 속삭이던 한마디 빗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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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막잠 2013.09.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토막잠 사빈/이은자 어둠에 잠시 끌려간 내 영혼 코끝이 간지러워 뾰족이 입을 내밀어 본다 훅 딸려 오는 숨결에 놀라 후다닥 잠이 깬다 내 나신에 돌돌 말린 그림자가 마치 그였던 것처럼 나른했다 머리끝까지 이불깃으로 덮어 봐도 불경한 환영은 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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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품고 싶었어 2013.09.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별을 품고 싶었어 사빈/이은자 어제를 지운 자리에 그의 그림자 한 자락 깔고 누워 자박자박 꿈길 열어보지만 좌표 잃은 몽환자 꿈도 꾸기 전 해몽에 더 바쁘다 가슴에 두 손 얹고 잠들면 그리운 이 볼 수 있다는데 하늘에 별 숫자만큼 그 이름 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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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어순 2013.09.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기다림의 어순 사빈/이은자 오늘은 특별한 날 백인의 축송 만인의 축복이 내 쳐진 입가에 주름을 말아 놓지는 못했다 선홍색 꽃물로 토해 놓을 열정 아직 내안 가득 하거늘 그대는 지금 내 안을 탈출해 먼지처럼 자유롭던가 틈새 소리에도 반짝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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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滿月)의 꿈 2013.09.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만월(滿月)의 꿈 사빈/이은자 박꽃처럼 순수한 사랑이었다 말하기엔 너무 아팠던 시간들 한 사람의 그늘 안에서 조각난 가슴 늘 짜깁기하며 살아야 했던 매양 만월滿月로 차 오르길 바랐던 반백의 세월 남몰래 달 한 귀퉁이 야금야금 베어 물면 여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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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출 2013.09.1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일출 사빈/이은자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공처럼 튕겨 오른 불기둥 해묵은 고목에 꽃을 피우고 피맥을 돌렸다 암울한 현실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갇혀만 살던 혼불 오늘은 살풀이 없이도 스스로 기어 나와 맨 땅을 뒹군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시켜 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