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검색 본문
카페글 본문
-
삼류무사 137-140 2022.11.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날 늘어진 개 마냥 탁자에 널부러져 조는 것이 보였다. 밥맛이 싹 달아날 일은 그가 흘리고 있는 침에서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 여기저기 단체로 모 여서 웅웅거리는 파리떼와 언제 먹고 갔는지 나뒹굴고 있는 빈 접시, 일행 의 발길에 제 살길을 찾아...
-
강신애 시인 2022.10.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새의 목젖은 갈참나무 잎사귀를 똑똑 끊어 한낮의 햇살 속으로 던지고 있었네 내 점심은 버섯, 새알, 흰꽃은 후식이라네 숲은 번식을 준비하는 야생동물의 활기로 가득 차고 나는 나무 밑동을 뒤지거나 딱따구리가 파놓은 구멍에 손을 넣어보며 덤불 헤쳐...
-
2009 신춘시와 심사평 2022.10.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부푼 목젖과 허파 밑으로 드나드는 바람이 보인다 방울토마토 같은 레몬 같은 타이레놀 같은 둥근 시간들이 그녀 안을 떠다닌다 정작 그녀 자신은 제 속을 볼 수 없어 바닥을 새까맣게 태울 때가 많다 2 바닥이 다층인 그녀 확 끓어올랐다 파르르 식어...
-
[사마달] 일궁추혼 一弓追魂(2권) 3. 마지막 안배, 그는 현정이었다 2022.07.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손끝에 목젖을 찔린 유상의 입에서 단발마의 비명소리가 흘렀다. "어허 왜 이러나. 천하의 유상이 이 정도 수법에 비명을 지르다니." 이죽거리는 사내의 입가에 섬뜩한 웃음이 흘렀다. 머리칼을 움켜쥔 손이 유상의 고개를 다시 치켜들었다. "퇫!" 누런...
-
박수현 시인 2022.03.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노인은 늘어진 노랫가락을 웅얼대며 현관문에 기대고 있었다 저녁 8시, 요양보호사 미나 씨가 공평하게 나누어주는 두 알의 수면제를 먹고 노인들은 저마다 잠으로 빠져들었다 허기진 입들이 당나귀처럼 커지던 귀가 지워졌다 낮 동안 금시계처럼 번쩍...
-
첫사랑 2021.12.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미묘한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다. 남학생을 곁눈질하면서 공연히 얼굴 붉히거나 혼자 웃기도 했다. 소년들은 줄리엣을 사랑한 열일곱 살 로미오 같은 때다. 간혹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다. 코밑수염이 나기 시작했고, 교복은 어깨에...
-
풀 뜯어 먹는 호랑이 2021.10.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축 늘어진 노루며 토끼등의 목을 물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 새끼들은 아빠의 용맹함을 칭송하고, 꼭 먹이를 물어다 줘서가 아니라 아빠의 타고난 용맹성과 자기들을 위한 헌신에 감사한다는 헌사를 바치곤 했었다. 유난히 많은 비가 오랫동안 내리고...
-
[상관월] 활검살도 活劍杀刀 26. 대의멸친(大義滅親) 2021.09.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그의 목젖을 울리고 있었다. "필요하면 아군의 목숨도 파리 목숨이나 마찬가지라.... 꼭 기억해야 할 사항이구려." 가시가 돋힌 말이었으나 육진우는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사소취대(捨小取大)일 뿐이지요." 냉혼은 고개를 젓고 말았다. 더이상의...
-
PITY ME NOT. 26 2021.08.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때마다 목젖이 오르내리는 것이 느껴지자 좀 전에 느꼈던 묘한 느낌이라는 것이 되살아나서 손을 느슨하게 풀었다. 줄곧 심장이 뛰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 블레인의 피가 들끓을 때 자신의 피도 끓던 것이 기억이 났다. 지금 이 울림을 블레인이 알고...
-
[백야] 영웅전기 英雄傳記(1권) 4. 죽이려는 여인(女人)과 살리려는 청년(靑年) 2021.07.3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주물럭거리는 느낌에 정신 을 차렸다. 하지만 아직도 머리가 빙빙 돌고 어지러운 것이, 지금 자신 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잠시 기억을 더듬고, 또 애써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 을 한 후에야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아차릴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