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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준 시인 2023.01.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보니 작고, 고요하고, 가느다란 옛날이 아무것도 모른 채 살고 있었습니다 어깨가 굽은 순한 가장들과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먹는 식구들 골목과 마당과 연탄 속을 뛰어다니다 잠든 쥐들 같이 살던, 쥐들 점선으로 걸음을 그리며 다가오던 저녁도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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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경상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이혜정 2023.01.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입도 작고, 무표정한 얼굴은 정말이지 희미한 인상이었다. 쓱쓱 손으로 지워도 깨끗이 흔적 없이 사라질 듯한 얼굴이었다. 그녀는 느긋하게 차를 마셨다. 나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 옷이 내 것이 아니라도 물어볼 수는 있으니까.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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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주오비(兎走烏飛) 2022.12.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벗은 벌레의 흔적 같고, 추수 끝난 들판에 버려진 허수아비를 보는 것 같아 쓸쓸한 기분이 듭니다. 휴지가 돌아가는 모습은 사람이 나이 들며 느끼는 세월의 빠름과 어쩌면 이리도 같을까 싶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시간이란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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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카페문학상 심사 원고 2022.11.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모기나 벌레에 물려 거렵다고 징징거릴 때 그때 만든 고약을 바르면 금시 가려움이 사라진다. 지금도 그 고약을 냉장고에 보관하고 때때로 쓰일 때가 있다. 요즈음 초록 자연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조물주께서 만물을 창조하실 때 사람에게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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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나무 심기 2022.10.3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무당벌레를 옮겨준다며 막대기와 나뭇잎을 찾으며 몰두했다. 또 흔들 그네를 타고. 그 다음 보리수를 보러갔다. 이번에는 학명을 자세히 보았다. Elaegnus umbellata Thunb. 보리수 나무류의 보리수 나무라는 뜻으로 이해했다. 나무의 학명은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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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15. 내 이름은 나비 2022.10.1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까마중의 까만 열매를 한줌 따서 먼지만 손으로 비벼 닦아서 나누어 먹었다 새콤달콤 야생의 맛이 입안에서 톡톡 터졌다. 아직도 줄기에는 익지않은 파아란 열매가 조랑조랑 달려 있었다. 암술이 삐죽이 꽃 송이 밖으로 내밀은 보라색 초롱 처럼 생긴 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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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땅살이] 추분 :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하는 작물들 2022.10.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씨앗은 작고 까만색인데, 누르면 부서질것 같이 약해보인다. 4월에서 5월쯤 씨앗을 넣고, 빠르게 싹이 돋고 자라기 시작한다...그곳에서 줄기가 자라고, 꽃이 피고, 그 꽃이 지면 아주 작은 까만 씨앗이 촘촘히 달리게된다. 8월쯤엔 씨앗을 거두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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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효과가 뛰어난 13가지 식물 약재 2022.09.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혹벌레는 민간에서 암 치료의 명약으로 알려지고 있다. 등나무 혹에는 등나무가 암과 싸우면서 만들어 낸 면역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사람의 암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측이 된다. 등나무에 생긴 혹 말고도 소나무, 참나무 등 어떤 나무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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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이기는 약초와 그 복용법. 2022.08.3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꽃이 피어 콩알보다 작고 작은 토마토처럼 생긴 녹색열매는 시간이 지나면서 9월쯤에 까맣게 변하여 포도알처럼 짙은 까만 열매가 앙징스럽게 익는다. 까맣게 익은 열매는 아이들이 즐겨 따먹는다. 약간 단맛이 있어 그런 대로 먹을 만하나, 한꺼번에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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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웅 시인 2022.08.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뿌리에서는 벌레가 기어오른다. 그래도 수로에서는 여전히 물이 흐르고, 어김없이 구름은 능선에 걸리고, 푸른 잎사귀는 죽은 도시를 뒤덮고, 꽃은 핀다. 영감은 죽은 도시의 문리를 유일하게 판매하는 사람. 절판된 구름이나 나무, 사랑과 철학, 운명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