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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 이형곤 2024.03.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벌초 / 이형곤 윙윙거리는 기계 낫에 무성했던 여름이 무더기로 베어지고 낭자한 풀 비린내에 뒷걸음질 치는 하늘 구절초 한 다발 꺾어놓고 기대에 못 미치는 삶 고개 숙일 때 산까치 울음소리는 어머님의 다독임인가 마디마디 되살아난 그리움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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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란 / 이형곤 2024.03.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슬픔이란 / 이형곤 찢겨나간 달력 위에 얼룩진 세월도 울타리에 매달려 짝사랑 앓던 능소화도 덧없는 것들이 슬픔이더라 눈물이던 꽃잎이던 떨어지는 것들이 슬픔이더라 다듬다만 첫사랑처럼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슬픔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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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를 지나며 / 이형곤 2024.03.1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폐가를 지나며 / 이형곤 범어사 탐방 길 옆 지금은 사라진 청룡동 옛 마을 터 금방이라도 푹석 주저앉을 것 같은 뼈도 살도 이미 수명을 다한 임종 직전의 폐가 한 채 언제부터인가 들고양이 가족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스산하고 음침한 폐가지만 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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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풍경 / 이형곤 2024.03.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초가을 풍경 / 이형곤 한차례 소낙비에 한층 도도해진 계곡 물소리와 폐부 깊숙이 파고드는 꽃댕강 향기 몇 송이 능소화가 애처로운 카페 울타리며 공원 분수대엔 물잠자리 뜨거운 정사 턱 괴고 내다보는 초 가을날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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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숙도(乙淑島) / 이형곤 2024.03.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을숙도(乙淑島) / 이형곤 멀고도 험한 여정에 지친 강물이 섬에 다다르면 스스로 제 이름을 지운다 파란만장한 역사 속의 강이었고 눈물 배인 강이었으며 민족의 강이었다고 자존감 높여봐도 들어줄 대상이 없는데 난도질당했던 고행길의 푸념따윈 의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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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신앙 / 이형곤 2024.03.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로또 신앙 / 이형곤 로또방 앞에서 겸연쩍은 표정으로 줄을 선 사람들을 보면 행운이라도 옮겨갈까 염려되는지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짝수 홀수를 조합하고 분석하는 행위조차 부질없는 일 같아 자동으로 뽑아가는 사람, 식구들 생일을 찍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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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펙트]풋살클럽 2024.03.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이재민 92.12.01 9 장명신 94.06.08 10 권민재 96.03.28 11 이채현 92.06.12 12 김대호 94.02.06 13 방수빈 92.10.03 14 15 이형곤 95.10.07 16 조경준 93.04.07 17 고백민 92.03.01 18 권성현 94.06.02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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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이형곤 2024.03.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코스모스 / 이형곤 뙤약볕에 그을린 간이역 선로가에 가녀린 목 길게 빼고 기약없는 님을 기다리나 아롱다롱 분칠하고 가는 허리 낭창거려도 처연한 한 해살이 노을처럼 타는 가슴 연민의 그림자는 지울 수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