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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사십(노승문) 2019.06.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더러운 사십 사십이 간다 배부른 소크라테스를 꿈꾸며 은퇴하는 혁명가를 꿈꾸며 행복한 사십이 간다 경험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며 은박지에 쌓인 잠언들을 꺼내며* 사랑 때문에 죽을 필요도 없고 진리 때문에 미칠 이유도 없는 마흔이 간다 불혹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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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노승문) 2019.06.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타이타닉 이 모든 것이 사랑하고 또 사랑 받기 위해서였음을…… 몸이 아프고서야 종합 검진 결과를 알아보러 병원 가던 골목길에서 만난 붕어빵, 뜨거운 철판 같은 삶을 뒤집고 있었다. 살고 싶으면 술 먹지 말라는 통고를 받고 돌아오던 길에 들른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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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더의 꿈 4. 지하철 통근자의 노래(노승문) 2019.06.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언더그라운더의 꿈 4. 지하철 통근자의 노래 흔들리는 너의 몸짓은 내 정든 노래 망가진 날들을 이어가는 이 녹슨 철길 위에서 함께 흔들리며 가는 우리 영원히 만날 수 없는 두 개의 직선과 곡선의 사랑이 저 침묵하는 침목(枕木)의 계단을 오르며 숨가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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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너의 부재를 위한(노승문) 2019.06.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겨울, 너의 부재를 위한 밤이 오고 있어. 여긴 폐쇄된 해안이야. 밤마다 공습경보가 난타되어 울리는 정신적 미숙아들의 놀이마당이야. 살(肉)들의 축제는 끝나고 해변은 텅 비었어.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 너와 내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점점이 내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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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노승문) 2019.06.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첫사랑 교정 앞 잔디밭 부서지는 오월의 햇살이 빠알간 네 머리핀 위로 황홀하게 내릴 때 멀리 축제의 북소리가 들리고 막걸리에 취한 개나리꽃들 사이로 불그레한 네 두 뺨이 자취를 감출 때 브리태니커 사전을 뒤적이던 뿔테 안경이 네 하얀 어깨에 추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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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쪽(노승문) 2019.06.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에덴의 동쪽 불칼은 이미 사방에 둘려 있었고 살 붙일 땅은 한 조각도 남아 있지 않았다. 밤안개는 그토록 집요하던 욕망의 거품을 무럭무럭 게워내고 있었고 불에 덴 짐승들의 충혈된 눈들이 수배령 내린 도시의 외곽을 소리 없이 배회하고 있었다.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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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동, 1991(노승문) 2019.06.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제기동, 1991 아직도 내게 남은 들개의 세월을 끌고 비렁뱅이의 하루를 또 살아 돌아온다 승차권 하나, 토큰 두 개의 삶 배추 껍질처럼 버려지는 시간들 아으, 난 느껴요, 온 몸으로 나의 애마 333을 내리면, 비틀 당신 아직도 살아 있나요, 비이틀 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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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룟 유다의 하루(노승문) 2019.06.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가룟 유다의 하루 그러나 이 덜덜거리는 시내버스는 사람이 변화되어 내리는 회색 번데기에 지나지 않았다 -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보이시는가, 여기 이토록 막막하게 질주하는 회색 번데기 속에 함부로 구겨 넣어진, 당신의 완벽한 자살 계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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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land 金山(노승문) 2019.06.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Bigland 金山* - 황지우 시인에게 활어관에서 건져 올려진 넙치가 그물 안에서 필사적으로 퍼덕이다가 억센 고무 장갑에 붙들리고 만다 정확하게 두 번, 머리 위로 떨어지는 쇠망치 ‘바깥’을 사유할 수 있는 것은 ‘안’에 있을 때 뿐이다 *중국식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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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처럼 뛰어가는 여자(노승문) 2019.06.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오리처럼 뛰어가는 여자 오리처럼 뒤뚱거리며 뛰어가는 네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어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어 내가 네 애인이라는 사실을 세상 아무도 모르게 하고 싶었어 부끄러웠어, 부끄러웠어 오늘 커피숍 창 밖으로 어떤 여자를 보았어 뛰어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