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검색 본문
카페글 본문
-
여백 채우기 2011.04.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여백 채우기 사빈 / 이은자 내 하루에 빗금 쳐진 빈 공간이 유난히 크게 느껴질 때 난 습관적으로 메모 창에 한 사람을 부르고 그 책임을 묻는다 틀 속에 갇힌 단어의 군상들 미쳐 조합하지 못한 채 사라진 자모음의 낱자들이 순간 무겁게 느껴질 때 그땐...
-
무한여행 2011.04.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무한여행 사빈/이은자 너무 쉽게 종착역에 안주 하는 건 재미없어 싫다 기다리는 이 없어도 좋다 잠시 쉬어 가는 거다 작은 간이역 대합실 나불나불 주절대는 녹슨 난로 위 찌그러진 주전자 뚜껑처럼 나도 낯선 이들의 삶 속에 한 목소리로 섞이고 싶다...
-
자문자답 2011.03.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자문자답 글/ 사빈 이은자 내 안에 네가 물으면 네 안의 내가 답하노니 행여 오답이 있을 쏜가 나의 물음이 네 삶의 좌표요 너의 대답은 내 생의 나침반인 것을
-
그리움 4 2011.03.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그리움 사빈/이은자 몸 간 곳에 마음 두고 마음 꽂은 곳에 몸 있으면 오죽 좋으리 허나 당찮게 흘린 눈물 어찌 다 그대 못에 퍼 옮기리 내일을 살고 지고 금일을 버린다면 낼 냉큼 오련가 아! 님은 멀어도 마음은 님 코끝이어라 어이 할꼬 분질러 앉힐 수...
-
내 허락 없인 안 돼 2011.02.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내 허락 없인 안 돼 글/사빈 이은자 태워도 태워도 소멸되지 않을 열꽃 하나 그대 안에 지펴졌다 해도 행여 따져 묻거나 원망하지도 말기를 결국 그 아픔은 우리가 나눠 질 같은 몫의 형벌일 테니 내 영육靈肉으로 포장된 그대의 일부 그 누구의 것이라...
-
* 겨울날의 애상 2011.01.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겨울날의 애상 사빈/이은자 환청에 잠을 깨 창밖을 보았지 그대가 왔다 간길 함박눈이 말끔히 지우고 있더군 밤새 나를 깨우던 사랑의 속삭임 눈꽃처럼 차갑게 피어나 내 맘 동동 얼리고 굳게 닫힌 북창에 주렁이 매달린 그대의 끝말들 눈 무덤에 곱게...
-
긴 기다림 2011.01.1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긴 기다림 사빈/이은자 세월을 엮는 역술가도 아니요 아팠던 지난 시간 모두 오려내고 곱게 짜깁기할 줄 아는 수선공도 못 된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이처럼 붙박이가 된 이유는 물론 선약도 없었기에 따져 물을 이유도 없다 하지만 그래도 혹여 비릿한 젖...
-
기다림 2011.01.1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기다림 사빈/이은자 온 종일 네 생각으로 어떤 일도 할 수가 없었어 단순 일상 한가지 생각밖에 못하는 바보 그런 바보가 바로 나거든 정 참을 수 없거든 그 그리움 그 아픔을 즐겨보라 했던가 그런데 그것조차도 맘대로 안되더라고 세월이 약이라고만...
-
훔쳐 내고픈 행복 2011.01.0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훔쳐 내고픈 행복/사빈 훔쳐 내고픈 행복 글 / 이은자 다른 이의 행복을 훔쳐서 내 맘을 채우려 했고 내 불행을 팔아서 에누리 없는 행복을 사려했음이야 세월이 삼켜 온 밥알의 뭉치만큼 명치끝을 누르는 이 불안은 또 뭘까 오늘도 뜨거운 물을 설설 끓여...
-
수인(囚人) 2010.12.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수인(囚人) 사빈/이은자 누가 동여매 놓은 것 아닌데 한 발짝도 건너서지 못한다 너무 탁(濁)하게 가라앉은 내 연(淵)의 침전물 선뜻 걷어 내지도 못한다 달빛 같은 그리움 말갛게 풀리고 한 줄기 빛 살포시 머리에 얹어지면 그땐 찬란히 부상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