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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웅덩이에 별이 뜨면 / 이순혜 2024.09.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웅크린 거대한 바위가 보인다. 너럭바위는 갈라지고 일부는 부스러졌지만, 성혈과 별자리, 그리고 여성 성기 모양의 문양이 또렷하다. 기도문을 읽듯 문양을 하나씩 손으로 짚는다. 나와 선사시대 사람과 세월의 거리는 삼천 년이다. 까마득한 옛날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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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그림 길 (51) 동작나루 노량나루 ②] 대대로 王 낸 창빈안씨 묘역이 현충원 되기까지 2024.09.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도성을 본 것이 아니라 현재 현충원쯤 되는 곳에서 그린 그림이다. 도봉산, 북한산, 인왕산, 남산과 한양도성의 성 길도 또렷하다. 남대문도 선명하게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이다. 너무 사실적이다 보니 신묘년풍악도첩쯤으로 돌아간 것 같다. 도봉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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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같은 선배가 있다 2024.09.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소중한 사제관계를 빼면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글 솜씨가 빼어나다, 역시 소설가 성석제의 동생답군 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선생과 학생만 있고(요즘은 그 관계만 해도 어디냐 하는 생각이 든다) 스승과 제자는 없는 시대라고들 하지만 곰곰이 따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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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이 춤추는 듯” 中國서 찍힌 구름 정체 2024.09.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구만리를 오른다) “구름이 마치 ‘봉황이 구천을 춤춘다’ 사진 속 봉황을 보면, 머리와 꼬리가 매우 선명하고 윤곽이 또렷하다. 전문가는 구름이 새털구름으로보 불리는 권운이라고 분석했다. 왕차오란 황스시 기상청 수석 연구원은 구름은 높이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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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오솔길 /문선경 (제15회 백교문학상 대상) 2024.09.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슬픔만큼 아득한 거리는 눈에 가득 담아도 가까워지지 않는다. 방금까지 만졌던 아버지의 두꺼운 손, 두꺼운 가슴팍이 아직 또렷하다. 올렸던 시선을 내리자, 창문 너머로 앞산이 어슴푸레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저 산 어딘가에 아버지와 걸었던 작은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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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의 미학과 인생무상 2024.09.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3분 만에 죽게 된다. 순간의 유명(幽冥)이다. 나뭇잎 떨어지듯, 정전(停電)되듯, 눈 깜짝할 사이에 밝음과 어둠이 새벽별 보듯 또렷하다. 신(神)의 품에 다가가는 아름다운 구속···. 사유(思惟)의 대자유(大自由), 자유(自遊)의 대 자유 속에서 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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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바다문학상 당선작/바다라는 우물 / 강지연 2024.09.0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정신을 바짝 당기곤 했다. 우물에 비친 어릴 적 모습은 점차 가무러지나 어지럽던 꿈을 가지런히 헹구어 내던 시절만은 또렷하다. 별을 사랑한 청년도 우물을 가까이했다. 청년은 모자가 조금만 비틀어져도 반드시 고쳐 쓰고 길을 가는 시인이었다. 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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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타관살이 2024.09.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끝나지 않는 타관살이 곽 흥 렬 고향을 찾아서 이리저리 헤매다 눈을 떴다. 꿈속의 풍경이었지만 생시인 듯 또렷하다. 긴긴 타관살이를 끝내고 고향에 돌아와 살고 있으면서 고향을 찾아 헤매다니 이 무슨 어불성설이란 말인가. 거실로 나와 전등을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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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청의 사랑방 이야기 (238)거꾸로 신은 나막신 2024.09.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그런 사이다. 스물세살 삼월이도 혼기를 놓쳤지만 자색이 곱다. 부엌에서 일하느라 단장을 못해서 그렇지, 이목구비가 또렷하다. 삼월이는 침모와 함께 안채의 곁방에서 자지만 툭하면 행랑채로 가 덕배와 뒹군다. 안방마님의 매타작이 있고 나면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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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思考와 사고事故/ 김미옥 2024.09.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상황은 상처로 벗겨진 핏자국이 선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통증으로 바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하는데 정신만큼은 또렷하다. 이 자리를 벗어나려고 겨우 한 발을 내딛는 순간 입에서 절로 아픔이 새어나온다. 걸음걸이는 선반 까치발이 찢어져 균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