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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버들 / 이기리 2024.07.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누워 팔들을 나누어 가지려고 해 팔을 뻗으니 새로운 팔이 돋아나 다가오려 해 가까이는 가겠으나 붙잡진 않으려고 해 단추를 잠궈주는 팔을, 휘몰아치는 태풍 속에서도 억센 팔을, 버들잎 아래 차례로 누워 [젖은 풍경은 잘 말리기],문학과지성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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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 감태준 2024.07.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누구도 날아가지 않은 하늘을 가로질러 우리는 어느새 먹물 속을 날고 있었다. “조심해라, 얘야” 앞에 가던 아버지가 먼저 발을 헛딛었다 발 헛딛은 자리, 서울이었다 (「마음이 불어가는 쪽」, 현대문학사, 1987) -문학과 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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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에 빛들이 미끄러진다 / 채호기 / 낭송 장인호 2024.07.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얼마나 속을 끓일까요? 물과 빛 사이에서 수련은 “섬광”을 뿜으며 희게 빛납니다. 수련은 서로 엇갈리기만 하는 이 애절한 사랑의 증인인 것이지요. (문학집배원 장석주) 출전_ 『수련』(문학과지성사) 음악_ 권재욱 애니메이션_ 강성진 프로듀서_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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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없는 이튿날에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경향신문/詩想과 세상』 2024.06.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자양분은 그리움그리워하려면 멀리 있어야 하므로 존재의 본질 www.yes24.com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유고 시집 〈충분하다〉 문학과지성사 | 2016 [詩想과 세상]우리가 없는 이튿날에 아침에는 안개가 끼고 서늘하겠습니다. 서쪽에서 비구름이 몰려와 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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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나르다 『매일경제/시가 있는 월요일』 나를 나른다 / 이수명 2024.06.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전위의 최전선에서 현실 언어의 질서를 허무는 시인 이수명의 여덟 www.yes24.com 이수명 시집 〈도시가스〉 문학과지성사 | 2022 [시가 있는 월요일] 삶을 나르다 - 매일경제 나를 나른다. 잠시 여기로 나른다. 여기를 보여라. 내가 여기로 들어서도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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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가시나무숲에 대한 소고 / 곽효환 2024.06.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한발 늦게 오솔길에 든 가슴을 핏빛으로 물들여 주렁주렁 붉은 열매를 매달 것이다 그리고 서늘한 바람 들면 가장자리 작은 가시들 하나둘 모습을 감추고 내 몸통 깊은 곳에 굵은 가시 하나 옹이로 남을 것이다 [소리 없이 울다 간 사람],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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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 김명인, 따뜻한 적막/김명인 2024.06.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모처럼 단비를 뒤집어 쓴 저녁 무덤들이 그걸 말해주고 있다 마늘통 닮은 저기 앉은뱅이 부도들이! - 김명인, 『파문』(문학과지성사, 2005) 따뜻한 적막 김명인 아직은 제 풍경을 거둘 때 아니라는 듯 들판에서 산 쪽을 보면 그쪽 기슭이 환한 저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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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김기택 2024.06.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그 바다에는 아직도 지느러미가 있고 지느러미를 흔드는 물결이 있다 이 작은 물결이 지금도 멸치의 몸통을 뒤틀고 있는 이 작은 무늬가 파도를 만들고 해일을 부르고 고깃배를 부수고 그물을 찢었던 것이다. - <바늘구멍 속의 태풍>, 문학과 지성사,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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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화상’‘결심은 베이커리처럼’‘오지선다’‘초승달’‘연애의 횟수’‘겹’‘해명’‘심수봉’‘글자들‘외 - 김 경미. 2024.06.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누가 누구와 헤어지는 건 언제나 전대미문의 일정이다 - 김 경미 시 ‘ 전대미문 (前代未聞)‘ [밤의 입국 심사], 문학과 지성사, 2014. 아침이면 그녀, 순례를 나서네, 복덕방 아저씨 어디 없나요, 가시 없는 잎사귀들의 마을. 봄의 초록 은행잎처럼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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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신스 / 황동규 2024.06.2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허파에 넣는다. 감각들이 바빠진다. 다시 심호흡을 한다. 허파꽈리들이 무겁게 열렸다 닫히고 숨에 무게가 실린다. 그 누군가가 한창 삶 사는 걸 건드리지 않은 일은 이 우주에 몸 담고 있는 모든 동승자의 도리가 아닐까. [봄비를 맞다],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