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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호 원고 - 김민주(시1, 수필1) 2024.10.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져 스산하다. 흐릿한 달빛 아래 바닷바람의 오케스트라 닫지 못한 방문 틈으로 그들의 밤의 축제를 엿봤다. 창틀에 눈이 소복하다. 햇살에 반짝거리다가 방바닥에 뿌려져 춤추던 나무들의 발자국을 녹였다. 제주 한달살이 - 김 민 주 책을 읽다가 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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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락 사그락 / 박찬정 2024.09.2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시외가 가까운 동네에 집을 짓고 살게 되었다. 남편은 어릴 때 방학이면 외가에 와서 지낼 때가 많아서 외가에 대한 추억이 소복하다. 시외가는 한 때 열 명이 넘는 대가족이었으니 부엌살림의 규모도 컸다. 외조부모님이 차례로 돌아가시고 외사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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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찬희 - 산사에서 2024.09.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경내를 천천히 걸었다. 630살이 넘었다는 백매, 선암매가 자태를 드러냈지만 이미 꽃잎은 지난 비와 함께 떨어져 땅바닥에 소복하다. 백매뿐 아니라 홍매와 산수유, 목련, 개나리도 꽃잎 진 자리가 벌써 파릇해졌다. 문득, 대웅전 아래 유난히 소담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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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 / 남태희 2024.09.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나름 제 역할을 한다. 갓 지은 뜨거운 공깃밥, 방금 끓여낸 소고기 뭇국 한 사발, 자작한 국물이 일품인 삼색 나물 접시가 소복하다. 알맞게 익은 배추김치를 보시기에 담고 들기름 살살 바른 김을 접시에 담아 간장 종지와 내어놓는 정성만으로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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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6월20일(화)]비슬산~앞산 종주 2024.08.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수형이 뒤틀린 것으로 보인다. 팔공산 중암암 만년송은 자세가 바르다. 넘어가는 나무를 일으켜 세우고 계신다. 낙엽이 소복하다. 100명이 누워도 될 정도로 넓다. 정대봉 부근. 정상 대신 산사면을 빙돌아 가는 길이 조금 험하다. 오늘도 스틱 내려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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눕는다 2024.08.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밭 매며 목이 말랐던지 술잔을 받는 와중에 벌써 마른 입맛을 훔치신다. 단번에 쭉 마시고 다시 내민 빈 그릇에 봄볕이 소복하다. 안주 없이 한 잔을 더 비우고 나서야 그릇을 내려놓으신다. 짭짤한 열무 한 젓가락 입에 넣고 씹는 동안 눈길은 멀리 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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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옆 서원 / 홍윤선 (부산지부) 2024.08.2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화려한 배롱나무는 없어도 인근 주민이 알음알음 모여들어 자부심 하나는 사액서원에 버금간다. 고담하게 앉은 서원 위에 시간이 소복하다. 왕실 먼 후손이 처음 지어 ‘월봉서당’이라 이름 붙였다. 백여 년 세월 동안 나라를 뺏긴 시절에는 민초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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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16~20 2024.08.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잉? 맡겨놓았나? 황당해서 안빌려 주었는데 아무도 안빌려 준다고 투덜투덜 ~~~~~~~~~~~~~~~~~~~~~~~~~~~~~~~~ 주근깨 17 화장 안한 민낮에 주근깨 소복하다 큰 맘 먹고 썬크림 장만 얼마나 바르게 될려나 탱글탱글한 아이들 화장 안한 모습이 더 이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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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연필을 깎다 / 장미혜 (23/11/2023) 2024.08.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거야”라며 씁쓸하게 미소 짓곤 했다. 연필을 깎는 동안 나무향이 사무실을 감돌고, 깎아 둔 연필들 밑으로 흑연가루가 소복하다. 마음이 혼란해지면 연필을 깎는다. 사각사각 깎이는 나무들이 생각의 때를 없애주는 듯, 연필을 다 깎고 연필심을 다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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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블람비까 장날 2024.08.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잔처럼 커진 눈! 이리 저리 기웃거리며 물건 사고 팔고 집으로 가는 길 가벼운 등 바구니에 옷가지와 설탕 소금과 행복이 소복하다 블람비까 장날에는 허기진 아이들 웃음소리 아비어미 가슴에 무지개 뜬다 2024. 7. 12.금. 오후 5시 키창가 오두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