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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감는 고양이 / 박윤근 2024.08.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팬 몸 다 쓴 빨랫비누처럼 얇아진 허리에 여전히, 무딘 등짝 말없이 갈아 주다 “물 한 잔이면 됐다” 수돗가 한쪽 구석에 오도카니 부서질 듯 아버지 암연癌緣의 系譜 아버지는 대장암, 여동생은 유방암! ‘꽃이 자줏빛이면 파 보나 마나 자줏빛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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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웃을 볼려면 바지를 벗겨야재 2024.08.0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잠깐이라는 그 이치안에 있지 않을까도 싶다 어쨋든 어찌됐든 거웃을 볼려면 바지를 벗겨야 한다 했다 제아무리 덥고 더운 더위속에 일요일이라케도 엄연한 8월속의 일요일... 덥다고 오도카니 방구석에서 선풍기바람만 쐐면 뭐하노 님을 봐야만 연애를 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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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교훈, 적선의 역설 - 기행수필의 멋과 맛 [박경애론2] 2024.08.0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노 저으며 간다. 저만치 떨어진 곳에는 쪽배보다 조금 큰 배 앞머리에 대여섯 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인형처럼 오도카니 앉아 있고, 조금 뒤떨어진 곳에는 젊은 엄마가 서서 느리지만 조용히 노를 저으며 우리 주변을 크게 맴돈다. 호수 골목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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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현의 금(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마음의 눈으로 봐야 보이는 거야!/어린 왕자) 2024.07.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분을 잘 알지도 못하고 그 분 또한 세상에 이름이 알려진 분이 아니다. 나는 그가 타는 금의 소리에 끌려 자다가도 일어나 오도카니 혼자 앉아 있곤 했는데, 그가 금을 타면 소낙비가 내리는 듯, 시냇물에 달빛이 부서지는 듯, 때로는 소복한 여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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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의 칸나 / 김정태 2024.07.2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무늬들만 만들어 가고 있었다. 30여 년이 훌쩍 넘어선 세월인데도 그 대책 없던 무늬는 살아 기억의 저편에 풍경으로 남아 오도카니 자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해 여름은 더웠고 비가 내렸다는 기억은 없다. 여름인데 어찌 빗줄기 한 줄금 없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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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2024.07.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하듯 비만 내리면 고개를 바짝 쳐든다. 잡초를 뽑아내고 비질을 한다. 바지랑대에 미끄러지는 한낮의 햇살이 오지다. 오도카니 앉아 남상거리던 깃 젖은 콩새 한 마리가 포르르 마당으로 내려앉는다. 내 아이들에게 군음식을 나누어주듯 콩 한 줌을 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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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 김현태 2024.07.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이른 방문에 부산을 떨며 떠나는 하루살이의 뒷모습에도 저미는 내 가슴을 뚫고 자라나는 선인장의 가시 끝자락에도 그대가 오도카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운명 같은 그대여 죽어서도, 다시 살아도 지울 수 없는 사람아 그대가 없으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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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향기와 마음 2024.07.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오지 않고 몸 달은 고양이 하나, 툇마루 위에서 야옹야옹. 상심 가득한 보름날, 별빛조차 가리우는 달 아래 느닷없이 찾아든 향기, 바람 타고 날아든 시간에 아스라이 피어나 고요히 사부스러지는, 그 꽃을 오도카니 놓인 허한 맘 꽃병에 꽂아 간직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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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 2024.07.1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감을 따러 왔다가 그제야 나를 툭툭 치며 아는 체를 한다. 무심한 주인장 같으니라고, 잠시 어찌 섭섭하던지 꿈쩍 않고 오도카니 앉아 있었다. 두리번거리던 주인장이 엉덩이 아래의 상처를 발견하고는 혼자 중얼거린다. "대견도 하지. 이리 위태로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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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 내리는 동안 / 김만년 2024.07.09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깨꽃들이 임을 만난 듯 비를 반긴다. 생글생글 깨춤을 춘다. 춤이 과한 몇 잎은 통꽃으로 떨어진다. 나는 비에 갇힌 채 오도카니 앉아 비바라기를 하고 있다. 소낙비는 쇠로 만든 무기인가. 저 순연한 빗방울이 만물의 젖줄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