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검색 본문
카페글 본문
-
박금리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사랑한다며 그냥 돌아섰네』( ‘詩와에세이’, 2024) 2024.09.2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시루 가마에 김 메꿈을 하는 떡살마냥 밀어 넣어 늙은 짐승의 막바지를 이겨 버리고 싶다 세상의 어느 잘난 놈 있어 거름통으로 익어가는 내 정수리에 오줌 한 방 갈기어 주겠냐마는 쉰내 나는 목숨이 오줌통이 아니 된들 화장터 재가 되어 강물에 뿌려...
-
이끼, 꽃으로 피어나다 / 허정진 2024.04.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아래채 가마솥에는 소 여물죽이 끓고, 매캐한 연기 꾸역꾸역 밀려 나오는 정지문 사이로 쿰쿰한 청국장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뒤란 대숲을 출렁이며 바람이 지나가면 수다스러운 참새 떼 마당으로 몰려왔다가 한꺼번에 지붕 위로 날아오르곤 했다. 아침...
-
(수필)어머니의 택배 2024.02.2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성화에도 아랑곳하지 않아요. 젊을 적에 쌀 가마도 번쩍 들었던 억센 팔로 그까짓 냉이 하나 쯤이야 못 캘까 싶었어요. 오늘은...봉지, 밀가루 묻혀 쪄서 말린 고추부각 봉지, 봉지마다 쪼글쪼글한 손마디가 둥글어요. 아직도 흙내를 풍기는 냉이 봉지 속...
-
제1과 제1장 / 이무영 2023.12.0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한 가마에 5원씩 주고 사다 넣느니 이 놈을 며칠 주었으면 돈 벌구 거름 생기구‥‥‥ 자 어서 차빌 차려라. 네 댁두 깨우구. 해가 똥구멍까지 치밀었는데 몸이 근지러워 어떻게 질펀히 눴단 말이냐.』 수택의 부처는 처음에는 허영이었다. 대학을 마치고...
-
낭송용시 2023.11.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꽃가마 타고 황망히 이승의 강 건너신 어머니 한 번만이라도 뵙옵기 학수고대해도 왠지, 이때까지 만날 길 없고 내 안에 계셔 해마다 백화 흐드러지는 오월 이맘때면 앙가슴 저미는 그리움 도집니다 한 생 터벅거리며 살아왔다고 저승걸음도 이리 진땀...
-
단편05 농부 정도룡 2023.10.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때는 가마타보고 죽어서는 행성라보고…하 하하.》 얼빠진 웃음소리가 사방에서 일어났다. 옆에 있던 막동이가 방정맞게 툭 튀여나오며 《장가도 못들면 어짜구요?》하는 말에 《그래도 한가지는 타보겠지. 죽으면 들것을 타더라도…설마 송장더러 무덤속...
-
[2016 불교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권행백 2023.08.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습한 흙내가 훅 끼쳐왔다. 형한테서 나는 냄새였다. 그것은 형의 신비로움을 증폭시켰다. 범상치 않은 아우라가 형의 둥그런 몸을 둥글게 감싸고 있었다. 그것을 나는 홀아비냄새라고 놀렸다. 총각으로 늙어가는 형이 딱하기도 했으나 그의 자유가 부럽기...
-
매운탕 만드는법 만들기 레시피 2023.06.1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끓여야 흙내도 없고 들척하여 제맛이 난다. 민어, 조기, 방어 등의 생선을 맵게 끓인 탕은 찌개와 국의 중간쯤에 해당하는데, 요즘에는 지나치게 맵게 양념하여 끓이는 경향이 있다. 『시의전서』에서는 “생선조치는 격식이 매우 다양하다. 찌개를 하려면...
-
'흙'을 주제로 한 시 모음 (1) 2023.01.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한 가마의 곡식이 돌아오는 것도 보았다 흙의 일이므로 농부는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지 않고 겸허하게 농사라고 불렀다 그래도 나는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면 눈물샘 저 깊은 곳으로부터 슬프고...
-
'꽃'을 주제로 한 시 모음 (17) 2023.01.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쓸리고 흙내가 난다. 쐐기풀 옆 돌 그림자에는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진 풀들도 모여 있다. 조뱅이 질경이 개비름 지칭개 엉겅퀴 바랭이 쨍 머릿속을 울리는 얼음 갈라지는 소리도 그 여운 같은 우리도 돌과 풀 사이에 붙박인다, 들썩인다. -꽃 잠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