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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 했던 한 여자가 이제야 뜨겁게 타오르면서 제몸을 붉게 붉게 물들이면서 저기 가을 여자가 가을 속으로 걸어가네 가을 남자 ​ 저기 가을 남자가 간다 긴 코트를 입지도 않고 옷깃을 세우지도 않고 커피를 뽑아 들지도 않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도...

가을바람이 차네요 트렌치코트 목깃을 세우고 추억여행 떠납니다 삶의 길을 잃은 고독한 사내는 시몬의 낙엽 밟는 그 길을 걸어봅니다 생명을 다한 이파리가 낙엽으로 추락하는 외로운 그 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떨어진 낙엽이 애처로워 밟고 가는 그 걸음...

지나가버린 여름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코트 깃을 세우며 길을 걷는 남자의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허전함이 스며든다. 차가운...따뜻한 커피 한 잔에도 잠시 멍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가을이 오면, 남자들은 옛 기억을 더듬는다. 어느 계절의 설렘, 말...

온전히 홀로된 고독에 묻히고 싶어한다 엷은 카키색 바바리 코트깃을 세우고 어둠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텅빈 플랫폼에서 후드득...보인다 때로는 고독한 여자가 아름다울 때도 있지 않던가 가을 남자는 갓 잡아 올린 등 푸른 생선의 비늘처럼 찰랑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