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켤레의 시 / 곽재구 ♥ 차례를 지내고 돌아온 구두 밑바닥에 고향의 저문 강물 소리가 묻어 있다 겨울 보리 파랗게 꽂힌 강둑에서 살얼음만 몇 발자국 밟고 왔는데 쑥골 상여집 흰 눈 속을 넘을 때도 골목 앞 보세점 흐린 불빛 아래서도 찰랑찰랑 강물소리...

시모음 6) 봄의 태동(胎動) /김정윤 정월대보름 유난히 밝은 달빛을 흩날리며 기승을 부리던 겨울 한파의 피 묻은 유서를 들고 단숨에 오르기 벅찬 비탈진 산을 넘어 춘풍(春風)이 부는 날 떨고 있던 홍매(紅梅)가 분홍빛 입술을 열고 성급히 꽃망울을...

시모음 101편 ☆★☆★☆★☆★☆★☆★☆★☆★☆★☆★☆★☆★ 《1》 가보지 못한 골목길을 나태주 가보지 못한 골목들을 그리워하면서 산다 알지 못한 꽃밭, 꽃밭의 예쁜 꽃들을 꿈꾸면서 산다 세상 어디엔가 우리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골목길과 우리가...

가족에 관한 시모음 32) 세 사람의 가족 /박인환 나와 나의 청순한 아내 여름날 순백한 결혼식이 끝나고 우리는 유행품(流行品)으로 화려한 상품의 쇼우 윈도우를 바라보며 걸었다. 전쟁이 머물고 평온한 지평에서 모두의 단편적인 기억이 비둘기의 날개...

시모음 15편 ☆★☆★☆★☆★☆★☆★☆★☆★☆★☆★☆★☆★ 《1》 경운기와 호박꽃 유순애 아버지가 두고 가신 경운기, 의자에 앉아 계신 호박꽃, 넌출마다 애호박 몇 개 싣고 읍내 장터로 나가신다...

한다. 시를 읽다 말고 내 다리 어디갔지 하고 중얼거릴지 모른다. 길을 잃고 집을 찾지 못하여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시를 읽을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 나는 지금 친절한 처방전을 쓰고 있는 셈이지만 시로...

아침 인사말로 위로와 격려로 응원과 희망 메시지로 전하는 시와 글 눈치 보지 마세요 김옥춘 작은 행동에 작은 표정 변화에...보니 나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이 함께 일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가족이 눈치 주지 않았는데 내가 눈치 보는 일이 잦다. 나...

시모음 29) 2월의 약속 /윤보영 ​ 2월은 1년 중 가장 짧은 달이라고 했지요 짧은 만큼 감동이 일게 일할게요 힘든 2월이라 했지요 힘든 만큼 더 보람된 시간으로 채울게요 2월 내내 바쁜 줄도 모르게 바쁠 거라 했지요 바빠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여유...

관한 시모음 34) 매화 일기 /서수자 경칩 사날 앞두고 폭설에 나뭇등걸 검게 젖더니 3월 5일 경칩 녹두알 크기로 부풀어 거친 결이 땡글땡글 뽀루지져 근지럽기도 하겠다 경칩 지나 닷새 곱게 내린 비에 매화나무 아랫도리 한 번 더 젖더니 이틀 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