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설 이유가 없었다. 지리하다 보면 하품이 나기 마련이다. 또 한 하품을 연방 쏟아내다 보면 졸음이 몰려오기 마련이다. 마침내 그는 잠의 유혹에 기울어 지고 있었다. '에이, 슬쩍 들어가 버릴까?' 그가 알 리가 없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가까이서...

소리, 코 고는 소리, 슬리퍼 끄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어디선가 물 내리는 소리도 난다. 어렴풋한 그 소리들은 딴 세상에서 새어 나오는 것처럼 비현실적인 데다 살아 움직이는 것들의 활기와도 거리가 멀다. 여자는 시멘트로 짠 거대한 관 속에...

겨우 코고는 소리들이 들리지요. 문 앞에서부터 벌써 퀴퀴한 더러운 살냄새가 나구요, 벌거숭이 사내들이 빨지 못해 누리끼해진 속옷 바람으로 복도를 어슬렁거리는 은 무슨 짐승우리 같은 느낌입니다. 아니, 바깥 길거리가 헐벗은 들판이거나 야산이라면...

집하고는 너무 차이가 나는 근사한 집이다. 언젠가는 나도 이런 집에 살 수도 있겠지 하며 이런 궁리 저런 궁리를 하며 앉아있었다. 오른쪽에서 희미한 인기척이 났다. 누군가 조금 떨어진 툇마루에 와서 앉는 기미가 났지만 나는 모른 채 앞만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