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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1941.6) 슬프다. 희망찬 여행을 위한 노래인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는...잘 보지 않았던 내가, 왜 이 시를 골랐을까. 왜 그랬는지 이 시를 해석해 보면 알 수 있을까. 시를 해석하려 했다. 그런데...

심장은 강물을 차갑게 달구고 돌무덤 같은 내장을 부수어 가며 ​거친 호흡을 몰아쉰다. 어두운 밤 쓰레기 섞인 자갈 무더기 위 하얀 보주 같은 달을 물으려 부서진 비늘조각 씹어 삼키고 감은 피 흘리면서 가열처절히도 몸부림치는 상처투성이의 무지기*여...

삶의 여백에 쓴 시 박재숙 뭉게구름 위에 시를 쓰면 바람이 지우고 코스모스 꽃 잎에 시를 쓰면 가을비가 지우고 강물 위에 시를 쓰면 물안개가 지우고 사라지지만 삶의 여백에 당신과 함께 쓴 시는 영영 지워지지 않을 거예요 우리 인생의 가을이 와도 ㅡ...

앉아 쓴 은빛낙서/ 惠庵 박 상 국 아롱아롱 강물위에 아롱거리며 떠다니는 윤슬의 은빛낙서 물고기들 아기미로 토해낸 속 깊은 언어들인가 뿌리 깊은 나무 거꾸로 물구나무서서 흔들리는 물그림자 천록(淺綠)의 숨소리인가, 아직은 코를 베는 찬바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