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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웠더니.... 살아가는 일에 지칠때면 산을 찾아 쉬어가길 몇해.... 나는 굳이 나를 산사람이라고 칭하지 아니하였다. 나는 다만 산그지일뿐... 산이 내게 조금 틈을 내주면 그것으로 만족했다. 늘 산은 그자리에 그렇게 있었고...

동원할 수 있었고, 또 그로써 신정(神情)에 의한 낭만적 묘사가 가능하였다. 그 점을 자세히 살펴보자. 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웠더니, 관동 팔백 리의 관찰사를 맡기시니, 아, 성은이여 갈수록 망극하다. 연추문 들어달려 경회 남문 바라보며, 하직...

가난과 부귀도 제 분수가 있노니... 나는야 생긴대로 꾸밈없이 살려네... 맑은 바람 불어드는 북창아래서... 홀로 이내 즐거움을 좇을 뿐...ㅋㅋㅋ.

하지만, 역사 향기가 물씬 풍기는 나주가 주는 행복감이 훨씬 크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송강의 관동별곡에 보면, "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웠더니 ...."라는 귀절이 있는데, 이번 나주 문학기행을 통해 나주에 병이 깊이 든 나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