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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와 설 거지 외 1 박철웅 옛날 거지는 설이 좋았다 온 동네가 덕을 나누던 날 거지의 깡통에도 풍성한 밥상이 정성스레 차려졌다 요즘 거지는 설이 싫다 가정마다 웃음소리 풍성해도 남은 것은 설거지의 흔적 뿐이다 빈 가슴으로 서울역 지하도에...

어느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요즘세상이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즐겁게 사는 것이 인생이다 웃으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남의 밥상이 탐날 때도 있지만 내 손으로 만든 소박한 밥상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밥상이니라

나 오늘 연차라서 엄마 출근 전에 밥 차려드림

거지와 형님 양 춘 자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받는 소박한 밥상, 아이의 행복 엄동설한에 마을 어귀에서 데려온 거지꼴의 아이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며칠이 지나서야 행복은 먹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사랑에 있다는 걸 깨닫는다 목포 고아원에서 도망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