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스틸 김보람 마지막 장면은 아직 오지 않았다 모든 걸 휩쓸고도 모든 게 그대로인 내 것이 아닌 것도 아닌 영화 같은 한 컷 - 계간 《나래시조》2024, 봄호

<현대시조> 안단테 그라피 김보람 자취생의 하루는 몇 그램 향기일까 편지 뜯듯 풋풋하게 바람과 마주하면 은은한 풍금소리가 메밀꽃처럼 피곤했다 홀로라는 말 속에는 현재형이 숨어 있다 낡은 나무의자에 헐거워진 못들처럼 전설의 가시나무새, 휘파람을...

늘어간다 다정해지는 버릇은 따뜻해서 징그러웠다 마음을 더럽다고도 더러워 할 수 없다 -《서정과현실》2023. 하반기호 ㅡㅡ김보람 시인ㅡㅡ 1988년 경북 김천 출생. 2008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시조 당선. 시집 『모든 날의 이튿날』, 『괜히...

얼굴들을 손끝에 새겨요 나는 한 번도 내 얼굴 본 적 없지만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도 말하는 법을 알아요 -김보람 「새김눈」 전문 시조는 순간에 오른 이미지의 포착으로 자형화(字型化)된다. 뷰파인더 안으로 들어온 대상이 일치되었다고 보는 시간...

미니멀리즘 - 김보람 모자를 잃은 사람의 모자가 궁금해 어두운 방 다음에 더 깊고 어두운 방 진실의 불이 켜지면 전부를 잃고야...거야 어서어서 비우렴 얘야 행복해서 울 거야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아무나 빛날 순 없어 ㅡ 《시조시학》 2024, 가을호...

귀가하는 중 김보람 떠나는 자가 남는 자를 달래고 있었다 잘 익은 슬픔이 아무는 시간처럼 앞으로 뒤를 보면서 구조를 바꾸고...내려앉네 집으로 돌아가는데 과거를 잃은 것 같다 자리로 돌아온 사람은 어제의 사람이 아니었다 《시조시학》2024. 가을호

들킨 거다 끝을 향한 이야기 잘 표현된 결함들이 떨어진 낙엽처럼 피맺힌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고 있었다 갑니까? 가십니까? 등 뒤의 노을 저편의 것들이 이편까지 가리고 있다 아니다 우린 아닌 거야 번복하며 지는 속도 ㅡ계간 《나래시조》(2024...

끊일 듯 이어진 길/ 이어질 듯 끊인 연(緣)을// 싸락눈 매운 향기가/ 옷자락에 지는 걸까….’ 유심상 수상자 김보람 시조시인이 무산스님의 ‘비슬산 가는 길’을 낭송하자 통창문 밖 눈 쌓인 무산선원 법당 앞에 평온한 모습으로 지켜보는 무산스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