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민들레 김선자 샛노란 얼굴 한 뼘 터전에 다소곳하다 무심코 지나는 행인의 발밑에서도 해맑은 미소로 맞이하고 낮아져라 더 낮아져라 묵언 수행중이다 척박한 땅 앉은뱅이 몸을 기대고 있는 너와 함께 한 열흘쯤 살아봤으면, 머지않아 동그랗게 피어난...

까치밥/김선자 독감 걸린 까치밥 밤새도록 앓는데 속마음도 모르고 내려 앉은 눈송이 고열에 녹아내리니 눈물비가 되었네

봄강 / 김선자 시인 손목을 풀고 발목을 푸는 소리가 억새 숲으로 자박자박 걸어온다 토타워진 햇빛에 뿌리가 돋아나고 윤슬은 당돌하게 뒤척인다 명랑한 속옷을 내비치는 나무들 후투티 한 쌍이 이마의 깃털을 펼친다 젖으며 부푸는 도발의 빛 침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