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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 김제숙 2024.10.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배롱나무 -詩作 김제숙 매끈하게 잘 빠진 육감적인 몸매와 부드러운 피부로 누구를 호리려나 외모로 평가받기엔 억울하게 그지없네 삿된 것 붙지 않을 백골 같은 기개라고 선비들 강학하던 서원 근처 심었다는데 나는야 백일이나 붉은 그 끈질김 본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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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숙] 행복 2024.09.2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행복 김제숙 한사날 죽을 듯한 몸살이 사윌 때 쯤 아직은 당기는 뒷목 쑤시는 뼈마디 분방한 온갖 잡음들 다 데리고 집을 나선다 바른 걸음에 딴죽 걸듯 어깨 건들거리며 건강할 땐 안 보이던 여린 것들과 눈 맞추며 헐렁한 차림새에도 늘 다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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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맨드라미/김제숙 2024.08.3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11월의 맨드라미 김제숙 심장이 식어가도 눕지 않는 붉은 몸 타고난 성정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풍상에 온몸을 내주고도 저리도 꼿꼿한 끙 온몸을 바닥으로 내려놓는 소리 온몸을 바닥에서 일으키는 소리 한 생애 비밀병기였다 저 찬란한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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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매, 오다 / 김제숙 2024.07.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청매, 오다 김제숙 1 전황은 혼전이다 전전긍긍 불면의 밤 기다리던 푸른 전령 최전선에 당도하자 순식간 호전된 전세 봄의 행군 길을 연다 2 상사相思도 전쟁인 걸 최전방 혈전인 걸 동여맨 가슴 열어 더운 숨 꺼내놓자 일시에 풀리는 설움, 마음 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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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神話 / 김제숙 2024.08.3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신화神話 김제숙 1 산사 뒤 댓돌 위에 낡은 고무신 한 짝 그 안에 뿌리내린 가녀린 풀꽃들 누군가 내밀한 언약 이어가는 이는 2 밖의 삶을 살면서 안을 살피는 일 지나온 길 가야할 길 그 어름에 기대어 고요에 몸을 담그고 하루를 읽는 일 《성파시조문학...